
● 삼전·하닉, 18년 만에 최대 폭 하락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리밸런싱(재조정) 부담이 부각되며 차익 실현 물량이 대거 나왔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발표를 앞두고 투자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돼 유동성이 줄 것이란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를 때 2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16개의 주가도 전일 대비 평균 25.05% 하락했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는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선보였다. 개인들의 해외 주식 투자 수요를 국내로 끌어오고 해외로의 자금 유출을 막아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취지다.
● “대외 불확실성에도 정부가 개인 투기 부추겨”
여기에 투자자들이 ‘초단타’ 거래를 반복하며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이 ETF의 하루 평균 매매 회전율(주식 손바뀜이 얼마나 활발한지 보여주는 지표)은 122.5%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현물 주식 회전율(1% 미만)과 국내 주식형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회전율(30.2%)을 크게 웃돈다.
정부가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출시한 시점이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 출신의 한 경영학과 교수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도 큰데 굳이 지난달 27일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를 무리하게 상장시킬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투자자 손실이 커지는데도 해당 ETF를 판매하는 증권사, 자산운용사들이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이 상품의 운용 수수료는 연 0.6~1.0% 수준으로 일반 ETF보다 3~5배가량 비싸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해당 상품의 극심한 회전율로 증권사만 배 불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플레이어(시장 참여자)는 실익이 없고 관리·운영하는 시스템만 이익을 보는 부분을 개인적으로 심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23일 “약간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5월 27일(상장일) 이후로 (수수료는) 약 500억 원 정도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과하게 투자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미국 ETF 운용사 렉스파이낸셜의 오기석 아시아 부문 대표는 “레버리지 ETF는 단기 매매에 적합하며 미국 투자자들의 평균 보유 기간도 2~5일 안팎에 불과하다”며 “자산의 20% 이내만 단기로 투자하길 권한다”고 제언했다.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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