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이 상장 첫날부터 10조원에 가까운 거래대금을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 자금이 레버리지 상품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이를 헤지하려는 유동성공급자(LP)의 주식선물 수요가 확대됐고, 이 과정에서 금융투자 중심의 매수차익거래까지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전일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18종목이 상장했다”며 “이 중 (상장지수증권을 제외한) 레버리지 상품은 총 14종목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각각 7개씩 상장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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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다올투자증권) |
상장 첫날 거래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18개 상품의 총 거래대금은 9조 8000억원, 순자산총액(AUM)은 4조 9000억원을 기록했다. 기초자산별로는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이 19% 안팎,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이 5% 내외 상승했다.
수급은 개인 투자자가 주도했다. 개인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을 1조 2000억원,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을 53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상장 초기부터 기초자산 상승에 베팅하는 단기 자금이 대거 몰린 셈이다.
김 연구원은 개인 자금 쏠림이 주식선물 미결제약정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 2배를 추종하기 위해 현물, 주식선물, 스왑 등을 활용한다. 레버리지 상품으로 자금이 들어오면 LP는 2배 노출을 맞추기 위한 헤지 거래에 나서게 되고, 이 과정에서 주식선물 수요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 5월물 미결제약정은 지난 20일 21조원 수준에서 전일 34조원까지 증가했다. 삼성전자 미결제약정도 같은 기간 13조원에서 16조원으로 늘었다. 김 연구원은 “상장 초기 개인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나며 LP 헤지 수요가 주식선물 미결제 증가로 나타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수급도 현물과 파생상품에서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4일 이후 지수선물 순매도로 전환해 9조 7000억원을 순매도하며 4월 순매수분을 되돌리고 있다. 최근 5거래일 동안에는 코스피 현물을 6조 300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9600억원, 3조300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은 주식선물을 1조 4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 26일 코스피가 8100선을 돌파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은 코스피 현물 1000억원, 삼성전자 7700억원, SK하이닉스 800억원을 순매수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선물 700억원, SK하이닉스 선물 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전일 장 막판 수급 변화도 파생상품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다. 외국인은 오후 3시 30분 이후 동시호가에서 급격히 현물 4500억원 순매도로 전환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1조원 순매수로 장을 마쳤다. 주식선물 수요 증가로 베이시스가 확대되면서 금융투자를 중심으로 매수차익거래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현물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식선물 미결제가 급증했다”며 “지수 상승의 질은 현물 기반 수급 개선보다 파생 익스포저 확대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관건은 다음 달 선물옵션 동시만기까지 스프레드 확대가 유지될지 여부다. 김 연구원은 “6월 11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 스프레드 확대가 유지될 경우 근월물 롱포지션을 유지한 뒤 롤오버 과정에서 금융투자의 매수차익거래가 강하게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3 day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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