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퇴직연금 자금인가"…'1조 뭉칫돈' 몰린 곳 어디길래

1 week ago 11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100억원 안팎씩 거래가 이뤄지던 국고채 시장에 1조원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장기물 국고채 금리 상승을 매수 기회로 판단한 퇴직연금 자금이 대거 채권시장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퇴직연금 자금이 유입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한 운용사 계정이 10년 만기 국고채(25-11호)를 9560억원어치 사들였다. 단일 계정에서 한번에 1조원 규모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DB형(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삼성자산운용을 매수 후보로 거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오는 7월까지 삼성생명에 적립된 직원 퇴직연금(DB형) 자금 가운데 약 1조5000억원을 삼성자산운용에 위탁해 굴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 자금 일부를 국채 매입에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삼성생명에 맡긴 퇴직연금 적립금 일부를 삼성자산운용이 재운용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출로 벌어들인 ‘반도체 머니’를 10년 만기 국고채에 집어넣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수시로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서는 반도체 기업이 10년간 자금이 묶이는 장기채에 조 단위 자금을 넣기는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유휴 자금 중 상당액을 증권사 기업어음(CP)과 전자단기사채 등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상품 형태로 보유 중이다. 삼성전자는 해외 현금을 국내로 들여오기보다 현지에서 분산 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물 금리가 오르면서 개인 투자자도 국고채에 투자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은 하락했지만, 만기 보유 시 확보할 수 있는 이자 수익률은 높아졌다. 국채 시장에서는 모처럼 나타난 대규모 매수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198%로, 전날 대비 0.012%포인트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760%로, 전날 대비 0.009%포인트 올랐다. 국고채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최근 매수 주체가 부족하던 국채 시장에 장기 자금이 유입되면서 수급 개선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정철/김익환 기자 bjc@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