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PwC GenAI팀
AI 업무활용 그치지 않고
'택스 에이전트' 직접 개발
40만건 넘는 전문 자료로
외부의 범용 AI와 차별화
세무에 관한 질문을 던지면 40만건이 넘는 내부 전문 자료를 실시간으로 뒤져 근거까지 찾아주는 인공지능(AI). 삼일PwC가 자체 개발해 수백 개 법인에 유료로 판매하고 있는 '택스 에이전트' 이야기다. 회계법인이 AI를 업무에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만들어 파는 주체로 나선 것이다.
AI는 회계 등 전문 서비스 직역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리딩 기업들은 그 변화를 인력 감축보다는 기술 투자로 받아내고 있다. 회계·세무는 숫자 하나, 문구 하나에 막대한 자금과 신뢰가 오가는 영역이다. 데이터 보안과 환각(할루시네이션) 통제, 투자 대비 수익성 같은 벽도 높다.
삼일PwC는 이 난제를 외부 솔루션에 기대는 대신 자체 조직으로 정면 돌파하는 길을 택했다. 그 중심엔 AI 전담 조직 'GenAI팀'이 있다.
김세준 GenAI팀 리더(파트너)는 "GenAI팀은 내부 업무를 돕는 정보기술(IT) 조직을 넘어 자체 AI 기술을 회계·세무에 접목해 구독형(SaaS) 서비스로 수익을 내는 조직"이라며 "테크 스타트업 같은 방식으로 운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 겸임교수와 AI 자문위원 등을 지내며 기술과 실무를 잇는 일에 매진해왔다.
GenAI팀의 강점으로는 구성원의 다양성이 꼽힌다. 미국·스페인 등 국적이 다양하고, 각국에서 국비 장학생 출신 박사급 인재들이 모였다. 김 리더는 "완성도와 안정성을 중시하는 한국의 개발 문화와 빠른 실험을 권장하는 해외 문화를 결합해 역동적인 환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팀원들이 여러 언어와 문화에 익숙해 150여 개국에 진출한 PwC 네트워크와 곧바로 협업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회계법인 소속이지만 연구 성과도 인정받고 있다. GenAI팀은 세계적 권위의 AI 학회에 연구 논문을 잇달아 등재했고, 글로벌 AI 개발자들이 쓰는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한국어 성능 평가에서 1위를 기록했다. 김 리더는 "우리 원칙은 논문을 위한 논문은 쓰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학계에선 정확도를 조금 높이는 것도 성과지만, 실무에선 실제 현장에서 흔들림 없이 돌아가는 신뢰성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방대한 전문 자료를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는 기술을 다듬는 과정에서 성능 평가 성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핵심 전략은 빅테크 범용 AI와의 차별화다. 김 리더는 "가장 경계하는 건 범용 모델을 만드는 빅테크에 전문 서비스 영역까지 내주는 것"이라며 "사용자가 세무나 회계를 물었을 때 겉 핥기 식 답이 아니라 40만건이 넘는 검증된 내부 자료를 실시간으로 뒤져 정확한 근거를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외부 범용 AI가 흉내 낼 수 없는, 우리에게 완벽히 특화된 AI만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3년 전 4명으로 출발한 GenAI팀은 현재 20명 이상으로 커졌다. 세무 특화 AI '택스 에이전트'는 삼일 내부에서만 수백만 건 사용되며 검증을 거친 뒤 외부에 출시됐고, 곧바로 수백 개 법인이 유료 고객으로 전환했다.
라인업도 넓히고 있다. 올해는 계약서에 숨은 회계·세무 위험을 짚어주는 '파이낸셜 리스크 어드바이저'를 비롯해 부동산·약국·자산 승계·보험 등 분야별 특화 AI를 순차 출시한다. 방대한 장부에서 이상 징후를 찾아내는 감사용 AI, 재무 공시를 자동화하는 AI, 산업 동향을 분석하는 리서치 AI, 전문 분야 번역 AI 등도 준비하고 있다. 김 리더는 "회계·세무 전 과정을 아우르는 AI 종합 플랫폼으로 키우려 한다"고 말했다.
삼일PwC의 이런 행보는 글로벌 PwC 네트워크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김 리더는 "택스 에이전트 상용화 사례가 해외 동료들에게 좋은 참고 사례로 공유되고 있다"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전문가 AI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덧붙였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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