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연간 90조 투자 세계 ‘톱’… SK하이닉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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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의 실물.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HBM은 초미세공정으로 만든 D램을 켜켜이 쌓아 만든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7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HBM4E’의 실물.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HBM은 초미세공정으로 만든 D램을 켜켜이 쌓아 만든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지난해 약 90조 원을 투자하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가장 큰 투자 규모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약 35조 원을 집행해 투자액 기준 4위에 오르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기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

1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 10곳을 대상으로 최근 연간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 합산액은 약 89조893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을 크게 앞선 규모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투자를 줄이지 않았다. 연간 투자 규모는 2021년 72조2307억 원에서 2022년 78조459억 원, 2023년 88조8739억 원, 2024년 88조7398억 원을 거쳐 지난해 89조8935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2023년에는 반도체 업황 악화로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약 15조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음에도 88조 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전사 영업이익이 약 6조 원 수준으로 급감한 상황에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 셈이다.

● 삼성 1위·SK 4위…연간 투자만 125조 원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약 35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가운데 4위에 이름을 올렸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간 투자액을 합치면 약 125조 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차세대 공정 도입과 생산능력 확대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기초를 쌓았다고 평가한다.다만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에서는 글로벌 경쟁사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조사 결과 삼성전자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11.3%, SK하이닉스는 6.7%였다. 반면 인텔은 26.1%로 가장 높았고 AMD 23.4%, 퀄컴 20.4%, 브로드컴 17.2%, 텍사스인스트루먼트 11.8% 순으로 나타났다.

● 투자 총액은 세계 최고 수준…R&D 비중은 과제

이러한 격차는 R&D와 설비투자를 모두 합친 ‘매출액 대비 총투자 비중’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인텔 53.8%과 △마이크론 52.6%은 한 해 벌어들인 매출의 절반 이상을 미래 기술과 인프라에 통 큰 투자를 감행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어 △TSMC 39.9% △텍사스인스트루먼트 37.5% △SK하이닉스 36.1%가 뒤를 이었고 △삼성전자는 26.9%였다.

다만 CEO스코어는 “이번 조사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 전반의 투자 규모를 비교하기 위한 것으로, 개별 기업간 사업 구조 차이는 반영하지 않았다”고 조사의 한계점을 밝혔다. 생산시설을 직접 보유하고 운영하는 IDM(종합반도체)이나 파운드리 기업은 설비투자 비중이 필연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반면, 엔비디아나 퀄컴 같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은 설비투자 대신 R&D에 투자가 집중되는 구조적 차이가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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