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7일 올해 국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에서 '세계 최고 강자'인 LG전자를 제치고 선두를 탈환하겠다고 선언했다. OLED TV 시장은 LG전자가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우위에 있는 시장이다.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본격 진출한 건 올해로 3년차다. 경쟁사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OLED TV 라인업을 보강하고 고도화된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해 국내 시장부터 주도권을 뺏겠다는 목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TV 시장 성장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계속 OLED TV 비중을 늘려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OLED라인업· AI 기능 강화
삼성전자는 이날 강남 삼성스토어에서 연 2025년형 AI TV 신제품 출시 행사인 ‘언박스&디스커버(Unbox & Discover) 2025’에서 OLED TV 라인업을 42형부터 83형까지 풀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3개 시리즈(SF95·SF90·SF85)에 6개 사이즈(83·77·65 55·48·42)로 14개 모델을 출시한다. 지난해보다 소형인 42인치 사이즈가 추가되면서 4개 모델이 추가됐다.
삼성전자가 OLED 제품군을 늘린 건 프리미엄 TV 성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O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 TV 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화질과 휘도(밝기)가 뛰어나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OLED TV 시장은 2020년 75억 달러에서 지난해 109억 달러까지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성장성에 힘입어 프리미엄 제품군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용 사장은 "올해 전체 TV 출하량은 40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며 "올해 수량 자체의 성장이 힘들 것이라는 예상들이 있지만 저희는 프리미엄을 위주로 비중을 넓혀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AI TV 주도권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AI TV 라인업을 기존 네오 QLED와 OLED에서 QLED와 더 프레임까지 확대했다. 지난해 9개 시리즈 34개 모델에서 14개 시리즈 61개 모델로 늘렸다. 나아가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 등 AI 기능도 대폭 강화기로 했다. 올해 전체 TV 판매량에서 AI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OLED TV 경쟁력이 다른 회사 제품보다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 시장에서 올해 1등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산 저가 공세에도 '맞불'
TCL, 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값싼 제조 경쟁력을 무기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중국 기업에 맞서 삼성전자도 중간 가격대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는 '맞불 작전'을 놓기로 한 것. 용 사장은 “올해 전체 TV 라인업에 걸쳐 중가형 제품군을 확대해 중국 추격을 견제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삼성전자의 TV 주요 생산 거점인 멕시코와 베트남에 대해 각각 25%, 46%씩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삼성전자도 영향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용 사장은 "(미국 수출용) TV는 거의 대부분이 멕시코에서 만들어진다"며 "경쟁사 대비 관세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이지만 관세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어서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성은 세계 10개의 생산거점이 있어서 관세에 따라 생산거점을 통해 관세로 인한 파고를 넘어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멕시코를 비롯한 브라질,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이집트, 남아프리카공화국,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에 TV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