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출시한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인 '트리폴드폰'이 공식 출시 한 주 만에 파손된 영상이 공개되면서 내구성 문제가 제기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중국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bilibili)'에는 '화면이 파손된 메이트XT'라는 제목의 10초 내외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스마트폰의 세 화면 중 두 번째와 세 번째 화면의 접히는 부분이 파손돼 굵은 검은색 줄이 생겨있다. 해당 스마트폰 뒷모습을 통해 화웨이 메이트 XT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영상에 등장한 한 남성도 메이트XT의 힌지가 파손돼 큰 검은색 점이 생긴 모습을 공개했다. 올라온 영상들 속 메이트XT는 같은 부분의 힌지에 손상이 생겼다.
해당 영상에서 메이트XT가 파손된 경위가 설명되지 않았으나 공개된 영상 속 메이트XT의 내부와 외부에는 눈에 띄는 파손 흔적이 없고 화면이 접히는 부분에만 문제가 생긴 점을 고려하면 자체 내구성 문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영상들은 X(옛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오고 있으며 한국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400만원짜리 중국폰 근황' 등의 제목으로 확산하고 있다.
화웨이는 선주문을 포함해 제품 공식 판매를 지난달 20일부터 시작했는데 출시 한 주 만에 이러한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폈다 해야 하는 만큼 힌지 부분 내구성이 가장 중요하다. 화웨이가 세계 최초로 두 번 접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고 밝혔을 당시 이 부분이 가장 주목받기도 했다.
메이트XT는 '영하 5도 이하의 저온에서 스마트폰을 펼치지 말 것'이라는 주의사항으로 인해 한차례 내구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화면 교체 비용만 약 150만원에 달하며 디스플레이와 메인보드가 모두 망가졌다면 교체 비용은 30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진다.
화웨이가 세계 최초의 트리폴드폰인 메이트 XT를 발표하면서 "메이트X 이후 5년에 걸쳐 스크린과 힌지 분야 기술적 혁신을 이뤄왔다"고 강조한 게 무색해진 셈. 때문에 약 450만원에 달하는 고가에도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메이트XT는 256기가바이트(GB) 1만9999위안(377만원), 512GB 2만1999위안(415만원), 1TB 2만3999위안(453만원)으로 아이폰 가격보다 2배가량 더 비싸다. 그럼에도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이라는 점과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소비에 힘입어 사전 예약 판매량이 700만대에 육박하는 등 품귀 현상을 빚었다.
그러나 화면 파손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해보인다. 올해 1·2분기 화웨이는 폴더블폰 시장 1위를 독주해온 삼성을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 자리에 오른 바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