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이 창사 이후 최초로 3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빅파마) 위주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며 수주금액을 불려 나간 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중 처음으로 연매출 ‘4조 클럽’에 가입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871억원과 영업이익 3386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6% 증가한 수치다. 별도 기준으로 봐도 창사 이후 최초 분기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기록을 세웠다.
호실적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은 대형 수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 기준 글로벌 톱20 제약사 중 17곳을 고객사로 둘 만큼 대형 제약사와 대형 계약 위주로 체결하고 있다. 지난 22일 아시아 제약사와 맺은 위탁생산(CMO) 계약 하나만 해도 그 규모가 1조7000억여원에 달한다. 이날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제약사들과 체결했다고 공시한 수주 계약 건수는 9건, 총수주금액은 4조3618억원이다. 누적 수주금액이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내년 4월 가동 예정인 18만L 규모 인천 송도 5공장 선수주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오는 12월 완공을 목표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도 짓고 있다. 이 공장에는 500L 규모 접합반응기와 정제 라인 한 개가 들어갈 예정이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별도 기준으로 지난 3분기 매출 3303억원, 영업이익 679억원을 기록했다. 바이오시밀러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38% 증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최초’ 기록을 여럿 세우며 선방 중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최초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낙점한 제품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첫 번째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로 점찍은 제품도 모두 삼성바이오에피스 의약품이다. 현재까지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는 국내 9종, 미국과 유럽 각각 8종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