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의 항구 도시 코퍼스 크리스티가 심각한 물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물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가뭄이 5년째 이어지고 있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담수화 프로젝트, 지하수 시추 등 대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시민 및 인접 도시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폴레트 과하르도 코퍼스 크리스티 시장은 지난달 도시 내 물 부족 현상에 대한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그녀는 “지연되는 하루하루가 불확실성을 키운다”고 시 의회에 경고를 전하기도 했다.
코퍼스 크리스티만 물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본토의 절반가량이 지속적인 가뭄을 겪고 있다. 동시에 발전소, 데이터센터 등 산업용수 수요는 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코퍼스 크리스티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텍사스 및 미국 전역의 도시들에 경고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퍼스 크리스티는 주 정부 및 지방 정부의 장려 속에서 항구 및 산업지대 투자를 확장해 왔다. 도시가 하루에 사용하는 수자원의 절반가량이 산업 인프라에서 소비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반면, 이 도시에서는 5년째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밥 폴리슨 코스털벤드산업협회 사무총장은 “수천억 달러의 투자가 걸려 있다”며 “지역 전체의 미래가 걸려 있어 산업을 중단시키는 것은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다”고 말했다.
도시가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 파장은 주변 도시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코퍼스 크리스티는 7개 카운티의 약 50만명에게 수자원을 공급하고 있다. 항공유, 플라스틱, 철강 등 산업 기업들도 이 도시에서 용수를 조달한다.
코퍼스 크리스티 당국자들은 담수화, 지하수 추가 개발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수자원의 상당 부분을 지표수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주요 저수지 두 곳의 저수율은 10% 아래로 떨어졌다. 시는 지하수를 찾기 위해 교육 구역 내 시추까지 검토하고 있다.
시 의회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게 시 당국자들의 의견이다. 의회가 내부 갈등을 겪고 있으며, 시장과도 마찰을 빚고 있고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의회는 지난해 수자원 개발 비용이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넘어서자 담수화 사업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사업은 새로운 업체를 통해 더 낮은 가격으로 재추진됐다. 시는 올해 초 지역 하원의원을 통해 담수화에 대한 연방 자금 5억달러를 요청했다.
일부 의원과 주민들은 담수화 프로젝트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플랜트가 항구 인근 흑인 거주지인 힐크레스트에 지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담수화 플랜트로 동네가 더욱 위축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동네는 이미 정유시설과 산업 저장시설로 둘러싸여 있다.
우물을 새로 파는 사업도 쉽지 않다. 시는 지난 1년 동안 코퍼스 크리스티가 있는 누에세스카운티의 농촌 지역에 15개의 우물을 팠다. 하지만 누에세스카운티 주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시추를 시작한 뒤 농촌 우물의 수위가 낮아졌다는 이유에서다. 시는 인접 카운티인 샌파트리시오에서도 우물 24개를 개발하는 사업을 계획 중이다. 카운티 내 소도시인 신턴은 코퍼스 크리스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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