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투입해도 42대…대형은 7대뿐
주한미군, 대용량 ‘시누크’ 등 4대 지원
나흘째 강행군에 진화대원 탈진 사태
● 헬기 조종사 숨져… 전국 진화헬기 일시 운항 중단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1분경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야산에서 산불 진화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사고를 당한 기종은 S-76B 중형으로, 강원도 소속 임차 헬기다. 1995년 7월 미국에서 생산돼 30년 가량 운영한 노후기종으로, 물탱크 용량은 1200L(리터)다. 박 씨는 전날 오후 강원 인제에서 의성으로 넘어와 한 차례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 이날 세 번째 작업을 위해 오후 12시 44분경 이륙한 뒤 7분 만에 추락했다. 그는 4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이었다. 산림당국은 헬기가 전선에 걸려 추락했다는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헬기 추락 직후 산림청은 오후 1시 반 전국 산불 현장에 투입된 헬기 운항을 중단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인명사고가 발생해 기장들이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무(연기)가 심해서 추가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헬기가 운항을 중단한 동안 지상 진화대원들만으로 산불에 대응하면서 현장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뿌려주지 않으면 지상에서 진화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조종사 안전교육을 거쳐 2시간 뒤 사고 기종을 제외한 나머지 헬기를 순차적으로 다시 투입했다.● 헬기 태부족에 진화대원은 체력 고갈
주한미군도 산불 진화 지원에 나섰다. 국방부는 “주한미군 소속 UH-60, CH-47 등 헬기 4대를 26일 경남 산청 산불 진화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블랙호크’로 불리는 UH-60는 2019년 고성-속초 산불 때도 투입됐다. 시누크 역시 2022년 동해안 산불 당시 진화 작전을 수행했다. 국방부는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가용한 전력을 산불 진화작업에 적극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형 산불진화 헬기 확충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환경연구부장은 “산불진화 헬기 조종사를 육성하고 드론(무인기) 등을 활용한 진화 능력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산청=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
의성=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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