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산불·홍수 경고앱 ‘워치듀티’
순 사용자 수만 1000만명 달해
주민 산불추적 데이터 수집서 시작
잦아지는 홍수·폭우 위협도 제공
창립자 “정부 잘해 우리 망하면 좋아”
이번 달 콜로라도주 남부의 한 보안관이 소셜 미디어에 섬뜩한 지도를 공유했다. 산불이 타오르는 곳을 나타내는 붉은색 구역과 홍수 위험을 경고하는 푸른색 구역이 함께 표시된 지도였다. 국립기상청(NWS)이나 연방재난관리청(FEMA)에서 제공한 것이 아니라, 한 스마트폰 앱에서 캡처한 것이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미국 전역에서 산불이나 홍수 등의 재난이 빈번해지면서 재난 경고 앱인 워치 듀티(Watch Duty)가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산불이나 홍수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지역의 구조대, 유틸리티 기업, 일반 주민들에게 워치 듀티가 제공하는 매핑 및 예측 기능은 빠르게 필수재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5년 전, 워치 듀티는 캘리포니아 일부 카운티 주민들의 산불 추적과 대피를 돕기 위해 정부 경고, 일기 예보, 무전기 스캐너, 소셜 미디어 등에서 재난 데이터를 수집하며 시작되었다. 이후 앱의 규모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용자 급증의 계기는 2025년 1월 로스앤젤레스를 휩쓴 대형 산불이었다. 이후 수백만 명의 신규 사용자가 가입했다. 올해 이 앱의 순 사용자 수는 이미 1000만 명에 달하며, 2025년에 기록한 1700만 명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선 단체와 유틸리티 기업의 후원을 바탕으로 올해부터는 미국 동부 해안의 산불과 다른 지역의 광범위한 홍수 위협까지 다루기 시작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기존의 재난 대응 시스템이 재해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비영리 단체로 출발한 워치 듀티는 이제 기술 스타트업에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담당자인 유스라 카우필라는 “사람들은 정보에 굶주려 있다”고 말했다.
비록 최근 텍사스 홍수와 미네소타 산불이 있었지만 2026년 미국 재난 상황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산불과 폭우는 꾸준히 증가해 왔다. 비영리 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미국 내에서 발생한 대형 재난 피해액은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반면 재난에 대응하는 정부의 능력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기상청과 FEMA 같은 주요 기관의 예산과 인력을 대폭 삭감했기 때문이다.
워치 듀티의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존 클라크 밀스는 앱이 “정부가 미처 발휘하지 못한 기술력을 통해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면서 “만약 그들이 (일을 너무 잘해서) 우리를 폐업하게 만든다면, 그것도 훌륭한 일이다”라고 설명했다.
기업 시장에서의 가치도 입증되고 있다. 유틸리티, 통신, 철도 회사들과 지난해 100만 달러 이상의 정기 계약을 맺었으며, 올해는 그 규모가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600만 명의 고객을 둔 캘리포니아 전력회사 PG&E는 직원 2만 9000명 중 4000명 이상이 사내용 워치 듀티를 사용 중이다.
PG&E는 2018년 자사 장비에서 발화되어 8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캠프 산불(Camp Fire)’ 참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PG&E의 산불 위험 관리 수석 매니저인 로건 먼로(Logan Monroe)는 “과거에는 전력 시스템과 산불 데이터를 대조하는 데 몇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는 앱 알림을 통해 단 3초면 위험 조사가 끝난다”고 말했다.
물론 재난 정보 앱이 워치 듀티 하나뿐인 것은 아니다. 토네이도 추적에 특화된 ‘마이레이더(MyRadar)’나 재난 대비 및 복구를 돕는 ‘미국 적십자사 비상(American Red Cross Emergency)’ 앱 등도 널리 쓰이고 있다.
하지만 앱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계는 존재한다. 2022년 치명적인 홍수를 겪은 켄터키주 동부 같은 지역은 가파른 지형, 부족한 수문학 데이터, 열악한 스마트폰 및 통신망 접근성 탓에 앱만으로는 충분한 사전 경고를 보장하기 어렵다. 비영리 로펌 애팔래치아 시민법률센터의 정책 책임자 레베카 쉘튼은 “사람들을 한밤중에 깨우거나 미리 대비할 수 있게 해주는 지역 맞춤형 정보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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