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온라인에선 전날 밤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교정직 갤러리’에 올라온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에서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여러 명은 소화기나 손전등을 든 채로 이동했다. 이들이 이동한 방향은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교정직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해당 영상과 관련해 “소화기로 산불을 막아야 한다”라며 “재소자는 살겠지만 우리는 죽는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글쓴이는 “내일 면직하러 간다”며 “교정직이 단기 합격 신선직(업무 강도가 낮아 신선놀음을 할 수 있다는 뜻)이고, (교정직의 합격선이 낮은) 이유는 파리 목숨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영상이 확산하면서 교정시설 재소자 가족들이 모인 이른바 ‘옥바라지’ 카페에는 재소자들을 걱정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회원은 “저 큰 불을 저 작은 소화기로 끈다는 거냐”라며 “자기들(공무원들)은 도망이라도 간다지만 안쪽이(수감된 연인을 이르는 수용자 가족 카페의 은어)들은 어쩌라는 거냐. 이젠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이 외에 “도망도 못 가는 우리 안쪽이 식구들은 지금 숨구멍을 놓게 생겼는데 119 직원들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 “밥줄 잘라버리고 싶다. 소방 공무원 의식이 맞는지 묻고 싶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앞서 법무부 교정본부는 22일 오전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25일 오후 안동시와 청송군 곳곳으로 번짐에 따라 경북북부 제1∼3교도소(옛 청송교도소), 경북직업훈련교도소, 안동교도소 재소자들을 대피시키기로 결정했다.
확산 중인 산불은 26일 오후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이날 낮 12시 54분경에는 의성 산불 현장에서 진화 작업 중이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사망했다. 사고 직후 산림청은 헬기를 이용한 진화를 중단했다가 약 2시간 30분 만에 운영을 재개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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