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고통 안동-의성, 이번엔 물폭탄… 임시주택마저 쑥대밭

22 hours ago 4

이틀 폭우에 침수 등 피해 827건
영월선 낚시 40대 물에 빠져 실종
서울 동부간선 5시간 넘게 통제
이번주 후반까지 장맛비 이어질듯

17일부터 18일까지 전국적으로 큰비가 내리면서 도로 침수나 토사 유출 등 800여 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큰 산불 피해를 겪은 경북 안동시와 의성군의 이재민이 머무르던 임시 주택이 침수됐고, 강원 영월군에서는 40대 낚시객이 물에 빠져 실종됐다. 또 20일부터 다시 전국 곳곳에 최대 80mm의 큰비가 내리기 시작해 이번 주 후반까지 장맛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19일 대부분 지역에서 호우특보가 해제됐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응 체제를 유지했다.

안동 화재 이재민, 폭우로 또 피해

이날 중대본은 이번 호우로 주택·도로 침수와 토사 유출 등 시설 피해 827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부 내륙 지방에 큰비가 내려 하천 범람, 산사태 위험 등으로 대구, 세종, 경기, 충북, 충남, 경북 등 6개 시도에서 500명(367가구)이 대피해야 했다.

주말 사이 경북 북부 지역에는 2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8개 시군 321가구 420명이 마을회관과 경로당 등으로 대피했다. 이 가운데 182명은 귀가했지만 238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김천시, 안동시, 의성군에서는 벼와 고추, 콩 등 농작물 18ha(헥타르)가 침수되거나 매몰됐다.

침수 임시주택 ‘이사’  19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의 임시 주택 단지가 빗물에 잠겨 현장 관계자가 크레인을 동원해 컨테이너 주택을 옮기고 있다. 이 주택은 지난해 3월 산불 이재민을 위한 조립식 임시주택이다. 안동=뉴스1

침수 임시주택 ‘이사’ 19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의 임시 주택 단지가 빗물에 잠겨 현장 관계자가 크레인을 동원해 컨테이너 주택을 옮기고 있다. 이 주택은 지난해 3월 산불 이재민을 위한 조립식 임시주택이다. 안동=뉴스1
특히 지난해 3월 큰 산불 피해를 입었던 안동시 일대에는 시간당 최대 65.5mm의 폭우가 내렸다.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을 위한 임시주택 10동이 모인 일직면 산불 임시주택단지는 토사와 빗물로 뒤덮였다. 임시주택 한 동은 급류에 30m가량 떠밀려 담벼락을 덮치기도 했다. 주변 도로도 유실되고 단지 주변은 뻘밭처럼 변했다. 의성군 단촌면 구계리에서도 임시주택 45동 가운데 12동이 침수됐다. 이 마을은 전신주가 넘어져 전기 공급과 통신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성군은 침수된 임시주택의 상태를 확인한 뒤 별도의 주거 공간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또 사흘간 200mm에 가까운 폭우가 내린 강원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18일 영월군 주천면 용석리 주천강에서는 낚시하러 온 4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실종돼 이틀째 수색 작업이 이어졌다. 인제군과 춘천시에서는 불어난 물에 주민과 피서객 등 3명이 고립됐다가 구조됐다.

18일 서울에서도 폭우로 하천 29곳과 도로 4곳이 통제됐다. 특히 동부간선도로(수락지하차도∼성수 분기점)는 중랑천 수위 상승으로 5시간 넘게 전 구간이 통제돼 이 일대가 큰 혼잡을 빚었다.● 이번 주 후반까지 장맛비 이어져

현관문 둥둥  1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의 주택가가 종아리 높이까지 빗물에 잠기자 한 주민이 떠내려가는 현관문을 잡고 있다. 화전동은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지난해에도 침수 피해를 봤다. 고양=뉴시스

현관문 둥둥 18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전동의 주택가가 종아리 높이까지 빗물에 잠기자 한 주민이 떠내려가는 현관문을 잡고 있다. 화전동은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지난해에도 침수 피해를 봤다. 고양=뉴시스
행안부는 이날 강우 상황과 상관없이 중대본 2단계 대응 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지반 약화로 곳곳에 산사태 위험이 커졌고, 이번 주 내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계속해서 강한 비가 예보됐기 때문이다. 신일철 행안부 자연재난대응과장은 “지난해 경남 산청군에서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중대본 해제 이후 적은 비에도 산사태가 발생했던 일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충청권에는 30∼80mm, 수도권과 강원 내륙, 대구·경북, 전북에는 20∼60mm의 비가 예보됐다. 21일에도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에는 30∼80mm의 비가 내리고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내륙에는 100mm 이상의 비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맛비는 이번 주 후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에는 충청권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내리고 23, 24일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 다시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는 25일까지 비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짧은 시간 강한 비가 집중되면서 계곡이나 하천 수위가 급격히 상승할 수 있는 만큼 물가 접근을 자제하는 등 안전사고에 특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춘천=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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