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건수는 줄었지만 피해는 커졌다… 위성-특수차량으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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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위성으로 산림 재난 사전 포착
열화상 장비로 진화 사각지대 줄여

산불은 기후 위기 속에 한번 발생하면 그 피해가 커지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9일 산림청에 따르면 2022년 산불은 756건 발생해 2만4797ha가 불에 탔다. 지난해에는 459건에 피해면적 10만5099ha를 기록했다. 3년 만에 산불 발생 건수는 줄었지만 피해 면적은 4배 넘게 커진 셈이다. 이에 따라 헬기와 진화대원의 경험에 의존했던 산불 대응 방식도 첨단 기술과 장비를 접목한 복합 대응체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산불 대응은 위성 관측 정보를 활용하는 단계로도 넓어지고 있다. 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로 국산 1호 농림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4호가 발사됐다. 500kg급 위성으로, 관측 폭은 약 120km다.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돌며 전국을 3일마다 촬영할 수 있는 관측 장비를 갖췄다. 산불이나 산사태 같은 산림 재난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고 발생 이후에도 피해 범위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위성이 보내온 자료는 서울 강동구에 있는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에서 활용한다. 위성 자료를 활용하면 지상조사보다 시간과 비용은 줄이고 정확도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위성은 궤도상 시험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지상 진화 역량도 강화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군용 소형전술차량(K-351C)을 기반으로 한 다목적 산불진화차량도 투입되고 있다. 기존 일반 진화 차량이 임도 중심으로 활동했다면, 다목적 차량은 4륜 구동으로 수심 1m 구간을 통과하고 약 31도 경사를 오를 수 있어 험준한 산악지형에서도 기동할 수 있다.

이 차량에는 2000L 규모의 물탱크와 고성능 펌프, 중계 송수 시스템이 탑재됐다. 호스는 최대 2km까지 연결할 수 있다. 조명탑을 설치해 야간 산불 현장에서 진화대 활동을 지원할 수 있고, 산소통과 들것 등 구급 장비도 갖췄다. 산림청은 올해 64대를 운용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2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산불 확산 상황을 분석하고 헬기 공중 지휘 능력을 높이기 위한 장비도 보완했다. 공중 지휘용 수리온 헬기 2대에 광학·열화상 카메라(EO/IR)를 장착했다. 이 장비는 연기와 안개, 야간 등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적외선 영상으로 화선(火線)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목표물을 자동으로 추적하고 거리까지 측정하며 전방 지형과 장애물, 다른 항공기의 위치도 식별한다. 2025년 영남 산불 당시 강풍과 연기로 드론 탐지가 어려웠던 경험이 열화상 카메라 도입의 계기가 됐다. 권춘근 산림과학원 산불연구과 박사는 “기존의 산불 진화가 현장 경험과 육안 관측에 의존했다면, 이제는 위성(우주), 항공(하늘), 지상 자료를 연결한 첨단 과학기술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실시간 주민 대피 결정과 진화 자원 배치 등 효율적인 전략 수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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