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산부인과 의사가 태반을 몰래 빼돌리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안겼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구이저우성 런화이시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찍힌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확산됐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의사는 수술실에서 생물학적 위험물 처리용 비닐봉투에 검붉은 물질을 담아 자신의 사무실로 향하더니 다시 검은색 쓰레기봉투 안에 숨겼다.
영상을 촬영한 사람은 “산모가 출산한 뒤 남긴 태반을 의사가 몰래 가져갔다”고 설명했다.논란이 터지자 병원은 “해당 의사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의사가 과거에도 태반을 빼돌린 적이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해주지 않았다.
지역 보건위원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 조사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태반은 산모가 임신 중에 태아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기관이다. 출산 후 몸 밖으로 배출된다.고대부터 중국 전통의학에서는 태반이 피로 회복, 기력 증진, 불임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여겨 귀한 약재로 사용했다. 심지어 불로장생의 효과가 있다고도 믿었다.현대에도 일부 중국인들은 산모가 자신의 태반을 섭취하면 회복이 더 잘된다고 믿고 있다.
이에 중국 정부는 2005년 인간 태반의 거래를 금지했으며, 2015년에는 공식 약전에서 제외했다. 보건당국은 병원에서 태반을 의료 폐기물로 소각 또는 매장하도록 규정했다.
그럼에도 태반은 여전히 암암리에 거래되고 있다. 2017년 베이징의 병원들에서 태반을 매입한 일당이 적발돼 당국의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2021년에는 태반 1kg당 2400위안(약 48만 원)에 암시장에서 거래된다는 보도가 나왔다.
현지 네티즌들은 “시장에서 태반 인기리에 거래되는걸 보면 병원들이 태반을 전부 소각하거나 매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고기, 달걀, 우유가 훨씬 더 영양가 있다. 식인종도 아니고, 그걸 왜 먹냐”고 비판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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