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2G 연속 종료직전 PK 선방’, 이건 2득점이지! 특급GK 조현우, “부상 두려움 있어 더 과감히…겸손하되, 자신있게 울산을 높은 곳으로”

3 hours ago 3

울산 GK 조현우가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K리그1 원정경기 종료직전, PK를 선방하고 있다. 그의 선방 덕분에 울산은 2-1 승리를 지켰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GK 조현우가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K리그1 원정경기 종료직전, PK를 선방하고 있다. 그의 선방 덕분에 울산은 2-1 승리를 지켰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좋은 골키퍼(GK)의 조건은 쉬운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특급’ 수식을 얻으려면 한 가지가 더 있어야 한다. 막기 어려운 골까지 최소화하는 것. 지난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조현우(34·울산 HD)가 그렇다.

제대로 물이 올랐다. 30대 중반 베테랑 수문장의 빠른 판단력과 반사신경, 운동 능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 번도 막기 어려운 페널티킥(PK)를 2경기 연속 선방해 팀을 웃게 했다. 키커에게 절대 유리한 ‘11m 룰렛’인데, 긴장하는 쪽은 조현우를 마주보는 상대다.

조현우는 요즘 K리그1에서 가장 번뜩이는 ‘슈퍼 골리’다. 5일 포항 스틸러스와 정규리그 12라운드 홈경기가 출발이었다. ‘동해안 더비’는 팽팽한 접전 속에 1-1로 마무리되는 듯 했던 후반 45분 울산에 위기가 닥쳤다. 루빅손의 핸드볼 파울로 포항에 PK를 내줬다.

하지만 조현우가 있었다. 키커 주닝요가 찬 볼을 막았다. 패배를 무승부로 바꿨다. 11일 제주 SK 원정에서도 같은 상황이 연출됐다. 스코어만 달랐다. 2-1 울산이 앞선 후반 종료직전 보야니치의 핸드볼 파울로 PK를 허용했다. 조현우가 다시 날았다. 제주 키커 유리 조나탄의 슛을 또 막았다. 무승부를 승리로 바꿨다. “자신감이 있었다. GK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상당한데, 어려운 순간(PK)을 극복하면 에너지가 살아난다.”

K리그1 4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이 어려움 속에서도 추락하지 않는 데에는 조현우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 덕분에 울산은 최근 리그 3경기 연속무패(2승1무)를 달리며 7승3무5패, 승점 24를 쌓아 3위로 뛰어올랐다. 조현우는 이번 시즌 K리그1 11경기에서 9실점을 내줬는데, 클린시트(무실점)만 5경기다. 매 경기 상대 선수들의 슛 궤적과 특성을 영상으로 연구하고 들어가니 당해낼 재간이 없다.

사실 위기도 있었다. 조현우는 2월 12일 부리람(태국)과의 2024~2025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스테이지 7라운드 원정경기 도중 상대 선수 무릎에 안면을 강타당해 큰 부상을 입었다. 김판곤 울산 감독은 “토너먼트 진출 실패보다 조현우의 부상이 훨씬 치명적”이라며 씁쓸해했다.

공백기가 길지 않았고, 3월 내내 착용한 안면 보호 마스크도 벗었지만 조현우는 지금도 트라우마와 싸운다. 저돌적으로 쇄도하는 상대 선수와 경합은 여전히 무섭다. 그러나 그는 마음가짐을 바꿨다. “불안감도, 두려움도 남아있지만 이를 깨기 위해 훈련부터 좀더 과감히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합 장면에서 움츠러들면 부상 위험도는 높아지는 법이다.

조현우는 울산의 우승 경쟁을 확신한다. 주변에선 ‘이번 시즌은 정말 어렵다’고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울산은 항상 잘해야 하고 높은 순위에 있어야 한다. 내가 선방을 많이 하면 높이 올라간다. 겸손하되, 자신감을 갖고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울산 GK 조현우가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1 라이벌전에서 종료 직전 PK를 막아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GK 조현우가 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K리그1 라이벌전에서 종료 직전 PK를 막아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