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직전 통화 내용 공개돼 파문
지지율 열세 속 ‘친러 논란’ 재점화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이 자국을 ‘쥐’에 비유하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협력 의사를 밝힌 통화 내용이 공개돼 파장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해 공개한 헝가리 정부 녹취록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10월 푸틴과의 통화에서 “헝가리 그림책에는 쥐가 사자를 돕는 이야기가 있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언제든 돕겠다”고 말했다. 이에 푸틴은 웃으며 호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해법을 논의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했지만 실제로 성사되지는 않았다.
통화에서는 양측의 친밀한 관계도 확인됐다. 오르반 총리는 “우리의 인연은 2009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도서관에서 당신이 나를 맞이했을 때 시작됐다”며 “우리는 친구 사이”라고 친밀감을 표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감사하다, 나는 우리의 관계를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또 헝가리의 독립적이고 유연한 대러시아 입장을 높이 평가했다.
오르반 총리는 블룸버그의 질의에 “트럼프에게도 똑같이 말한다”며 통화 내용을 사실상 인정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녹취록 내용을 두고 “오르반 총리는 자국 이익을 옹호하는 유능한 국가 지도자”라고 치켜세웠다.
이번 녹취 공개는 12일 총선을 앞둔 시점과 맞물리며 정치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앞서 헝가리 외무장관이 러시아와 제재 완화를 논의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며 친러 행보 논란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연합(EU)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해 왔고, 선거 과정에서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맞서 중도 성향의 티서당을 이끄는 페테르 마자르 대표는 집권 시 유럽 중심 외교로 복귀하겠다고 공약하며 대러 관계 재정립을 예고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여당이 티서당에 약 20%포인트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르반 총리의 열세 국면 속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7일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를 찾아 오르반 총리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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