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개월 만에 아내를 살해한 남편이 범행 후 장례식장에서 상주 역할을 하다 체포된 가운데 생전 피해자가 남편을 “사이코패스”라고 말하며 두려움에 떨었던 정황이 드러나 충격을 준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남편 서 씨는 결혼 3개월 만인 지난달 3월 13일 서울 강서구 소재 신혼집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30대 아내 A씨를 목 졸라 살해했다.
범행 직후 서 씨는 “퇴근해 집에 와보니 아내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장모에게 전화를 걸어서는 울먹이며 “아침에 출근한 뒤 신혼집에 와 보니 아내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모 B씨에 따르면 경찰이 장례식장에서 서 씨를 체포할 때에도 그는 “다녀오겠다”고 말하며 웃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도 서 씨는 자신의 범행을 부인했으나 고인의 사체를 조사하던 경찰이 시신에서 목 졸린 흔적을 발견하고 이를 서 씨에 추궁했고, 그제서야 자신의 범행을 시인했다.
B씨는 ‘사건반장’을 통해 “(서 씨) 첫인상은 좋았다. 천천히 사귀어보고 2년 정도 만나다 결혼하라고 했는데 딸이 많이 좋아했다. ‘둘이 좋아하면 됐지’ 싶어서 결혼을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B씨의 바람과 달리 A씨는 결혼 후 행복하다는 말보다 서 씨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서 씨의 집착과 폭력성때문이었다. A씨는 친언니와도 이같은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A씨의 친언니는 “집착이 있었다. 혜영이가 누구를 만나고 있으면 전화를 그렇게 했다. 혜영이는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는 애였고 아이를 빨리 갖고 싶어 했다”면서 “그런데 점점 혜영이한테 안 좋은 얘기로 연락이 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서씨의 인성이라든지 폭력성이라든지. 성관계도 계속 요구했다”며 “혜영이가 유산하기 전날까지도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부부 관계를 거부하고 심한 말을 해서 화가 났고, 술에 취해 우발적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족은 “유산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부인과 수술도 받고 힘든 딸을 배려하지 않았다. 딸이 힘들어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친구에게도 이같은 불만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실제 A씨가 친구에게 보낸 카카오톡에는 “사이코패스랑 결혼한 것 같다. XX(성관계)하고 다음 날 서로 사인을 만들자더라”며 “난 XX 안 좋아한다고 하다가 ‘일주일에 두 번 해준다더니 왜 안 해 주냐?’고 싸웠다.
그러다 지가 악에 받쳐서 퇴근 시간에 대로 달리다가 차 세웠다. 내가 본인이 싫어하는 행동 했으니까 자기도 내가 싫어하는 행동 하겠다더라. 저런 사이코패스가 어디 있냐. 화나면 난폭 운전한다. 내가 싫어하니까 더 한다”라고 했다.
한편 해당 사건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에 배당됐다. 첫 공판기일은 정해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