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증시 폭락에 환율·유가 급등…중동 쇼크, 실물 경제 전이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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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03 17:33 수정2026.03.03 17:33 지면A31

미국과 이란 간 교전이 장기전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등 역내 미국 동맹국을 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그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을 불태우겠다. 단 한 방울의 석유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한국은 중동에서 전체 원유의 70% 안팎을 수입하는데, 이 가운데 95%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다.

미국도 장기전에 돌입할 태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백악관 행사에서 “이란과의 전쟁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없다. 무엇이든 우리는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4~5주를 예상한다”는 발언과도 어감 차이가 상당하다.

전쟁 장기화 우려로 국내 경제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어제 코스피지수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되며 7.24% 급락해 5791.91까지 밀렸다. 452.22포인트 하락폭은 역대 최대치다. 원·달러 환율은 26원40전 오른 1466원10전에 마감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진 영향이다. 유가 역시 배럴당 80달러 선까지 치솟은 상태다. 시장에선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배럴당 120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원유 공급이다. 정부와 민간이 비축 중인 원유는 2억 배럴이다. 하루 300만 배럴에 육박하는 원유를 소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넉넉하다고 보기 힘든 물량이다. 비축분을 꺼내쓰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수입처 다변화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기업 실적 악화에도 대비해야 한다. 중동에서 진행 중인 주요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일정이 줄줄이 연기된 데다 유가와 해상 운임 상승에 따른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입 물가 상승과 소비 침체로 이어지는 상황 역시 염두에 둬야 한다. 고유가·고환율 상황이 고착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다.

정부는 이란 사태로 피해를 본 기업을 위한 구제 금융을 준비하고, 중동 13개국에 체류 중인 국민 2만1000명을 안전한 인접국으로 이동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전쟁 장기화를 전제로 실물 경제 충격을 최소화할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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