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기차 누적 등록대수가 100만 대를 넘으면서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하지만 급속충전소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전기차 운전자 간의 신경전은 여전히 치열하다. 전기차 증가라는 교통 환경 변화에 맞춰 달라져야 할 운전자들의 태도, 갈등을 줄이기 위한 에티켓은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내 전기차 판매대수는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이란 말이 언제 나왔나 싶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휘발유값이 급등한 데다,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을 늘린 영향이 크다. 전기차 업체들도 경쟁적으로 차 값을 내리고 있다. 지난달 전기차 신규 등록대수가 작년 동월 대비 2.3배로 급증하면서 누적 등록 대수도 100만 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관련 인프라는 차량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4월 말 현재 국내 전기차 충전기는 약 50만 대인데,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100kW 이상 급속충전기는 그중 10% 수준에 불과하다. 공공건물, 100가구 이상 아파트의 완속충전기 사용시간은 14시간으로 제한돼 있는데, 시간이 되어도 차를 빼지 않는 경우가 많아 기다리던 다음 차주가 항의하거나 지방자치단체 등에 신고하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고 한다.
아파트 단지 내 몇 안 되는 충전 공간을 차지하기 위해 얌체 행동을 하는 전기차 주인들도 있다. 충전 공간을 미리 맡아두려고 다른 전기차가 진입하지 못하게 길을 막는 ‘길막 차주’에 대한 불만 신고가 심심찮게 접수된다. 충전 규칙을 위반한 차량에 대한 지자체의 단속과 과태료 부과에 공통된 기준이 없이 들쭉날쭉한 것도 문제다. 전기차 화재를 두려워하는 주민 민원 때문에 지하 주차장 충전기를 꺼두거나, 전기차는 지상에 주차하도록 권고하는 아파트도 적지 않다.정부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해 2030년까지 420만 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전기차 보급 확대만큼 사용상의 불편 때문에 기존 전기차 이용자가 부정적 태도로 돌아서는 걸 막을 대책도 필요하다. 충전할 때 다른 운전자와의 말다툼을 걱정해야 하고, 퇴근길엔 빈 충전 공간을 찾느라 ‘충전 낭인’이 되는 상황에선 전기차 시장의 질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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