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열심히 일한 기록 남기지 말라”… 쿠팡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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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18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뉴시스 고용노동부가 2020년 쿠팡풀필먼트 대구물류센터의 일용직 노동자 고(故) 장덕준 씨 산업재해 은폐 의혹과 관련한 수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쿠팡 측은 과거 ‘장덕준 씨가 과로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았다’며 부인했지만, 수사 결과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당시 쿠팡 대표(현 쿠팡Inc 의장)의 산재 은폐 의혹 관련 부적절한 지시가 있었다는 혐의가 확인됐다. 노동부에 따르면 김 의장은 2020년 10월 고인과 관련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 “그가 왜 열심히 일하겠어?” “그들은 시간제 근로자야. 시간당 돈을 받지 성과로 돈을 받는 게 아니다”라고 영어로 쓴 글을 메신저로 보냈다. 사망 당시 28세 청년이었던 고인은 쿠팡 물류센터에서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근무하고 돌아와 욕조에서 웅크려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장 씨에 대해 ‘교대제 야간근무인 데다, 육체적 강도가 높았다’는 점을 인정해 2021년 업무상 재해로 판정했다. 쿠팡 측은 근로복지공단의 판정 이후 “결정을 존중한다”며 사과문을 냈다. 노동부는 이번 수사로 김 의장의 산재 은폐 의혹 관련 부적절한 지시를 확인했지만 공소 시효 5년이 지나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부적절한 지시가 사실로 확인된 것처럼 발표된 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불기소 결정 등에 대해 “쿠팡에 면죄부를 줬다”고 반발했다. 노동부는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제기된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해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의혹을 낱낱이 밝히고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 일하다가 쓰러지는 억울한 죽음을 막아야 한다. 김 의장은 형사 책임을 피했지만, 수사 결과 드러난 시간제 근로자에 대한 그의 왜곡된 시선과 산재 은폐 의혹 관련 부적절한 지시의 기록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16년 전 쿠팡을 세운 그는 “기업을 통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게 너무 재미있어 창업했다”고 했다. 그가 바꾸려는 세상이 어떤 곳이었는지 이번 조사 결과는 묻고 있다.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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