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역대 최대 5월 수출 실적, 완성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1 day ago 6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 5월 수출은 877억 5000만달러로 월별 역대 최대다. 3개월 연속 800억달러를 돌파했다. 주력인 반도체 수출이 371억 6000만달러로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면서 5월까지 올해 무역 흑자도 10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갑고 바람직한 성과지만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수출 호황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울트라 사이클에 들어선 반도체 초호황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반도체가 42%를 차지하며 수출을 견인하고 있다. 놀라운 성과지만 특정 산업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도 내재한다는 의미다. AI와 데이터센터 투자의 향방, 세계 경기 동향, 기술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등 외부 변수에 따라 언제든지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 이후도 미리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은 이미 다른 성장 동력 발판을 갖고 있다. 제2의 부흥기에 오른 조선업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방산은 유럽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수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원자력 전력기기 배터리 전기차도 글로벌 수요 확대로 지속적 성장이 기대된다. 이런 호조세를 살려 반도체에 집중된 수출의존도를 줄이면서 주력 산업의 다양화로 장기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과제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기업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더 적극 나서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에 한국형 규제와 퇴행적 행정의 부담을 과도하게 지우는 것은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 일이다. 정부와 국회는 산업정책이라는 이름의 지나친 간섭보다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통상외교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지배구조와 투명 경영, 기술 혁신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노사 관계의 선진화도 절실하다. 기업이 성장해야 일자리도 유지되고 임금도 오를 수 있다. 노조도 국가 경제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반도체 호황이라는 순풍이 불 때 미래 먹거리를 더 많이 발굴하고 내실 있게 키워야 한다. 물이 들어올 때 힘껏 노를 더 저어야 한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