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서 창사 이래 최초로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을 조직한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17일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직원 12만8000명 중 7만5000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해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했다고 선언했다. 과반 노조가 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대표로서 임금 및 근로조건 전반에 대해 회사와 단독 교섭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에선 여러 노조들이 공동교섭단을 꾸려 왔는데, 앞으론 단일 노조가 전면에 나서면서 협상력이 크게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반 노조가 된 초기업노조는 첫 일성으로 최고경영진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23일 대규모 결기 대회를 시작으로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하면서, 이 경우 회사에 최대 30조 원의 손실을 입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해 9월만 해도 조합원 6000명 수준이던 초기업노조는 반도체 부문을 집중 공략하면서 7개월 만에 몸집을 10배 이상으로 불렸다. 회사 측은 임금협상 타결을 위해 ‘업계 최고 수준 보상’을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이를 거부하고 올해 연간 영업이익의 15%(최대 45조 원)를 내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노조 측의 무리한 행태도 우려를 낳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노조 미가입자나 파업 불참자를 식별하기 위해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16일 회사 측은 사내 시스템을 이용해 임직원 다수의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하고 이를 제3자에게 넘긴 혐의로 자사 직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주요 사업장 점거 등 불법 파업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삼성전자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노사 양측의 공멸을 넘어 국가 경제 전체에 치명상을 입히는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 촌음을 다투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 TSMC 등 경쟁업체들은 삼성의 노사 갈등에 따른 반사이익을 챙길 기회만 엿보고 있다. 과반 노조의 지위를 확보한 초기업노조는 힘을 행사하는 데만 신경 쓸 것이 아니라 그에 걸맞은 무거운 책임감도 함께 느껴야 한다. 파업이라는 극단적 파국을 막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거두고 대화와 타협의 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이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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