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술유출 특사경'에 기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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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기술은 이제 단순한 국가의 경제적 자산을 넘어 국가의 존망을 가르는 '필수생존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기술 주권을 빼앗기는 순간, 산업 기반이 무너지고 국가 안보마저 회복할 수 없는 치명상을 입는다. 산업기술이 대한민국 생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미래가치는 그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다. 이 때문에 정부는 산업통상부에 기술유출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부여하고, 피해 기업의 원천 기술개발 비용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앞서 반도체·이차전지·LED 등 기술 유출 및 그 후과가 이 지경까지 이르기 전 나왔으면 더 좋았겠으나 더 늦지 않게 이런 고강도 대응책이라도 나왔다는 점에서 우리 산업과 국가 존립에 다행한 일이라 할 것이다. 기술 유출 범죄는 국가와 기업이 수년에 걸쳐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입해 쌓아 올린 경쟁력을 한순간에 수포로 만드는 매국적 행위다. 그동안 기술 유출 사범에 대한 처벌이 미온적이고 법망이 헐거웠던 탓에 범죄의 유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득에 비해 처벌 위험이 적다는 그릇된 인식이 범죄를 부추긴 측면이 크다. 수사·기소를 전담하는 핵심 기관들이 대거 모여 범정부 차원의 공조 체계를 가동하기로 한 것은 기술 유출을 엄단하겠다는 강력한 국가적 의지의 표명이다. 신설되는 산업부 기술유출 특사경의 어깨가 매우 무겁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망을 가동해야 한다. 특사경 활동이 우리 내부의 잠재적 유출 사범과 우리 기술을 불법적으로 탐내는 경쟁국과 이와 결탁한 내부 세력을 향해 분명히 못 박아야 할 원칙은 두 가지다. 첫째는 '반드시 잡아낸다'는 철저한 추적 및 검거 의지다. 둘째는 '엄하게 추징한다'는 파멸적 수준의 경제적 제재다. 불법적으로 얻는 이익보다 법·경제적 불이익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명확히 각인시켜 범죄 동기를 뿌리 뽑아야 한다. 과거 우리가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단계에 있을 때는 해외 선진 기술을 확보하려는 욕구가 국가적 차원에서 일부 존재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계 기술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며 글로벌 경쟁을 이끄는 '선도형 국가(First Mover)'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패러다임과 단절해야 한다. 첨단기술의 보호 없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은 유지될 수 없다. '우리 기술은 우리가 지킨다'는 국가적 위엄과 기술 수호 의지를 국제사회에 명확하고 분명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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