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대행 경선 불출마”… 그걸 왜 국민의힘이 대신 확인해주나

19 hours ago 7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 대선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5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추가적 출마설 언급은 경선 흥행은 물론 권한대행으로서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하지만 한 대행은 정작 자신의 향후 거취에 대해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고, 권 원내대표도 한 대행의 경선 불출마 외에 향후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한 대행의 경선 불출마가 확인되면서 가뜩이나 맥 빠진 국민의힘 경선은 더더욱 흥행을 기대하긴 어렵게 됐다. 그간 한 대행 차출론이 급부상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에 불참하는 등 흥행에 적신호가 켜지자 당 지도부가 뒤늦게 나선 것이지만 그걸로 상황이 정리된 것은 아니다. 이제 관심은 당내 경선에서 누가 후보가 되든 이후 한 대행도 참여할지 모를 ‘제3지대 빅텐트’ 단일화 국면에 더욱 쏠리게 됐기 때문이다.

사실 한 대행 차출론은 그 현실화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당 지도부도 은근히 바라던 시나리오였다. 불과 1주일 전 “한 대행이 후보로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의원들이 많다”고 했던 사람이 권 원내대표다. 여기에다 한 대행의 모호한 처신은 더 큰 기대를 불렀다. 한 대행은 14일에도 미국발 통상전쟁 대응을 거론하며 “제게 부여된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고 했다. ‘출마 안 한다’ 한마디면 될 텐데, 끝까지 저울질하겠다는 ‘안개 화법’이었다.

한 대행으로선 잠재적 대선 주자라는 위상이 자신의 말과 행보에 권위를 부여할 수 있다고 여기는지 모른다. 하지만 정부 교체의 과도기 관리자로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철저한 중립과 조정 능력이지 권위적 자기주장이 아니다. 한 대행의 대미 협상 행보를 두고도 그의 정치적 야심과 연결 짓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을 방치해선 곤란하다.

국민의힘도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한다. 그간 한 대행에 매달리다 대선 후보 경선마저 사실상 ‘1단계 예비후보 선출’로 격하시킨 터에 더는 미련을 버려야 한다. 한 대행도 국민의힘도 조기 대선의 원인을 제공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국정을 꼼꼼히 챙기고 새롭게 보수정당을 재정립하는 데도 시간이 모자랄 때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이호 기자의 마켓ON

    이호 기자의 마켓ON

  • 횡설수설

  • 기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