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교부금은 1970년대 빽빽한 ‘콩나물시루 교실’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학생 수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도입됐다. 초중고 교육재정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내국세의 20.79%를 강제로 뚝 떼서 시도교육청에 배정하는 ‘내국세 연동제’도 마련됐다. 문제는 초중고 학생 수가 줄어 올해 500만 명 선이 무너지고 막대한 반도체 초과 세수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세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내국세 연동 장치가 그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교육교부금 덕분에 한국의 초중고생 1인당 정부 부담 공교육비는 2022년 기준 2만1476달러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반면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위한 공교육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68%에 그친다. 잠재성장률이 5년마다 1%포인트 하락하고 글로벌 대학 간 무한경쟁이 벌어지는데 고등교육보다 초중고 교육에 훨씬 더 큰 돈을 쓰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50년도 넘은 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장치를 끊고 경상성장률(명목성장률)에 묶어 증가 속도를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만, 교육계가 반대하고 있다. 인건비, 학교 운영비 등 경직성 경비가 교부금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낡은 시설 개선과 미래 교육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청이 학생들에게 운전면허 취득비, 입학지원금과 같은 현금성 지원을 하고 선거에 나선 교육감 후보들이 매칭펀드, 졸업지원금 등 현금 뿌리기 공약을 쏟아낸 것을 지켜본 국민이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이다.지난해 1400만 원이던 초중고생 1인당 교부금은 올해 약 1600만 원으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재정의 74%가 초중고 교육에 투입되는 불균형은 바로잡아야 한다. 여야가 정부 및 교육계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학(고등 교육), 영유아 교육,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미래 기술 투자 등에 나누어 쓸 수 있도록 교육교부금의 칸막이를 헐고 낮추는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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