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폭력, 교권 침해까지 사법의 영역으로 넘어가며 학교는 교육할 기회를 잃어버리고 무기력함에 빠져 있다. 하지만 이날 배재고와 광주일고는 교육적 회복이란 무엇인지, 학교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먼저 이효준 배재고 교장은 “민주주의는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학생들과 배우고 성찰하겠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용서를 구했다. 이 교장이 울먹이며 사과를 이어가자 배재고 야구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흐느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배재고 학생들, 고개 들어요. (이) 선생님 말 듣고 어깨 펴요”라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미래는 끝나지 않았다”며 “다음에 광주일고 만날 때 당당하게 승부하는 것, 그것이 용서를 구하는 가장 멋진 모습”이라고 했다. 두 교장은 아이들을 잘못 이끈 것은 어른들의 책임이고, 학교가 진정한 사과와 용서를 가르쳐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날 일정을 조율해 왔다고 한다.
이번 사건으로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배재고가 재심 신청을 고려 중인 가운데 광주일고가 나서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 달라”며 7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선처를 호소했다. 광주일고 총동창회도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 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니다”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광주일고의 성숙한 대응은 학생들의 마음에 ‘산교육’으로 남을 것이다.하지만 학교 밖에선 아이들보다 못한 어른들의 싸움이 계속됐다. 광주일고에는 ‘배재고 아이들아, 사랑한다. 너희는 자라는 중이야. 그래도 하지 말아야 할 것도 있단다’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어른이라면 이렇게 가르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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