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개혁으로 근로자·기업이 절반씩 부담해 9%를 내던 보험료율은 내년부터 0.5%포인트씩 8년간 인상돼 13%로 높아진다. 올해 41.5%이고 2028년까지 40%까지 낮아질 예정이었던 소득대체율은 내년부터 43%로 오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공적연금 평균 보험료율은 18.2%, 소득대체율은 50%다. 내는 돈, 받는 돈 모두 다른 선진국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격차는 다소 좁혀졌다.
개혁 전 2056년으로 예상됐던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점은 2064년으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금을 투자해 벌어들이는 수익률을 현재의 4.5%에서 5.5%로 끌어올릴 경우 바닥나는 시점은 2071년으로 더 늦어진다. 83.5세인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을 고려할 때 지금 나이가 30대 후반 이상인 한국인들은 평생 연금을 받는 데 별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30대 중반 이하 청년, 청소년들이 노년을 맞을 시기에 기금이 고갈될 위험은 여전하다. 40여 년 후 그런 상황이 닥치면 정부는 세금을 걷어 연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다. 그때 경제 현장에 있는 세대는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을 지게 된다. 이번 개혁에 안주하지 말고 곧바로 기초·퇴직연금 등과 연계한 구조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하는 이유다. 인구구조 변화와 성장률 등을 반영해 수급액 상승 폭을 조절하는 ‘자동조정장치’의 도입, 현재 59세인 국민연금 의무납부 연령을 64세로 높이는 방안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한국의 국민연금 제도는 적게 내고, 많이 받는 불완전한 구조로 출발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세계 최악의 저출산까지 겹쳐 끊임없이 개혁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상태다. 특히 부담만 지고, 혜택은 못 받을 거란 청년들의 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연금을 둘러싼 세대 갈등은 우리 사회를 위협하는 뇌관이 될 것이다. 이번 개혁은 끝이 아닌 시작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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