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6일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의 야당 간사 선임 안건을 표결에 부쳤지만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부결됐다.
표결에 앞서 여야는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여부를 두고 극심한 충돌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간사 선임 문제를 빌미로 ‘내란몰이’를 하고 있다고 했다.
상임위 간사 선임의 경우 통상 각 당의 추천을 존중해 별다른 이의 없이 호선으로 처리해온 만큼, 간사 선임을 위해 무기명 투표를 진행하는 것은 국회 운영 관례에 어긋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회의 초반부터 나 의원 간사 선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나 의원이 12·3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구치소에서 면회하는 등 사실상 ‘내란 옹호’ 행보를 보였고, 2019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도 문제 삼았다.
더군다나 전날 검찰이 해당 사건과 관련해 나 의원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한 상황에서 그가 법사위 간사를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여야 공방 과정에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나 의원의 배우자가 법사위 소관인 법원에서 일하고 있다며 그의 간사 선임에 반대했다.
이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2018년 부인과 사별한 고령(83)의 박 의원에게 “사모님 뭐하세요”라고 물었다가 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망언’이란 맹비난을 받았다.
박 의원이 “지금 (나 의원의) 남편이 법원장인데 아내가 법사위 간사를 해서 되느냐. 남편까지 욕 먹이고 있다”고 하자 곽 의원이 “사모님 뭐하세요”라고 외쳤고 박 의원은 “돌아가셨어요”라고 답했다.
이에 곽 의원은 “그렇죠. 그런 말씀 하시면 안 되는 거예요”라고 했다.
추 위원장도 곽 의원을 향해 “심합니다. 지나칩니다. 그렇게 하시면 안 됩니다. 잘못됐습니다. 의원님 발언 기회도 아닌데 지나칩니다. 윤리위 제소감입니다”라고 경고했다.
곽 의원은 “남편 얘기를 누가 먼저 했나. 법사위원의 가족에 대해 왜 물어보느냐”고 반박하면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나 곽 의원은 법사위 정회 선포 직후 박 의원에게 다가가 “의원님 죄송합니다. 제가 몰랐습니다”라며 악수를 청했다. 이에 박 의원은 곽 의원의 악수를 받아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