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구속됐다. 현역 의원 구속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자 3대 특검 출범 이후 최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6일 권 의원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구속영장 심사에는 특검팀 검사 3명이 직접 출석해 160여 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130쪽이 넘는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통해 구속 필요성을 주장했다. 특히 특검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부인 이 모씨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1억 원 상당 한국은행 관봉권 사진 등을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의원은 법정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특검이 객관적 물증 없이 공여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구속을 시도하고 있다”며 “방어권 보장에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윤 전 본부장이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했으며, 이 자리에 윤 모 전 세계일보 부회장이 동석했다는 사실을 특정했다. 또 압수수색을 통해 윤 전 본부장이 윤 전 부회장에게 “권 의원에게 신뢰 수준 지원을 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 다이어리에서는 ‘권성동 오찬’, ‘큰 거 1장 support(지원)’ 등의 메모가 발견됐고, 권 의원에게 직접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는 문자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권 의원이 지난해 12월 이후 보좌관 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해 윤 전 본부장과 여러 차례 연락한 기록도 확보됐다. 해당 휴대전화에는 권 의원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 간 통화 내역, 권 의원 측이 윤 전 본부장 측근과 접촉한 사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구속으로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 총재는 윤 전 본부장과 공범으로 적시돼 있으며, 금품 제공에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권 의원은 2018년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당시에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당시에는 기각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