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인공심장 이식' 최초 성공한 로버트 자빅 박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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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31 19:46 수정2025.05.31 19:46

사진=AP, 연합뉴스

사진=AP, 연합뉴스

세계 최초로 기계식 인공심장으로 불리는 ‘자빅-7’을 개발한 로버트 자빅 박사가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자빅 박사는 지난 26일 파킨슨병 합병증으로 맨해튼의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자빅 박사의 부인을 인용해 30일(현지시간) 전했다.

1946년 미시간주 미드랜드에서 태어난 자빅 박사는 세계 최초로 인간의 몸에 이식할 수 있는 기계식 인공심장을 개발했다.

그는 1982년 자신이 개발한 임공심장 자빅-7을 61세 심부전 환자에게 최초로 이식하는 데 성공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인공심장을 이식받은 환자가 112일 후 사망하면서 인공심장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졌다. 이후로도 자빅-7을 이식받은 환자들의 사망이 이어지자 미국 정부 기관들은 인공 심장에 대한 연구 지원금 지급을 중단했다. 미 식품의약국(FDA)도 1990년 자빅 박사가 개발한 인공 심장에 대한 승인을 철회했다.

하지만 자빅 박사의 기술로 만들어진 인공심장의 용도가 영구적인 대체가 아니라 이식수술을 받기까지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일종의 ‘브리지 치료’ 수단이라는 게 당시 의료계의 중론이었다. 자빅 박사의 기술을 착안한 인공심장 기술이 브릿지 치료에 활용된 사례는 1600건 이상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하기도 했다.

자빅 박사 역시 1989년 인터뷰에서 자신이 개발한 인공심장이 사람의 심장을 영구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내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였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자빅 박사는 자신의 연구를 기반으로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병에 걸린 심장의 기능을 돕는 소형 보조 기구인 '심실 보조 장치'(VAD) 개발을 도왔다.

1976년 아버지가 심장 수술 도중 사망했다는 자빅 박사는 아버지의 사망이 자기 연구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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