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맹조(猛鳥)로 알려진 화식조 두 마리가 엄마와 아이를 집 현관까지 추격하는 아찔한 장면이 CCTV에 포착됐다.
다행히 문이 닫히기 직전 가족은 간신히 실내로 몸을 피했지만, “야생은 야생답게 다뤄야 한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현관까지 쫓아온 새…“도망쳐!”
26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호주 퀸즐랜드주 미션비치에서 화식조 두 마리가 엄마와 아이를 뒤쫓는 영상이 공개됐다고 보도했다.CCTV 영상에는 아이가 먼저 화식조를 발견한 뒤 놀라 달아나고, 뒤따르던 엄마가 아이와 함께 급히 집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장면이 담겼다. 문이 닫히기 직전까지 화식조가 코앞까지 따라붙었지만, 다행히 문을 닫는 데 성공해 부상은 없었다.
죽일 수도 있는 새…“먹이 주지 마세요”
화식조는 날지 못하는 조류지만, 매우 강한 다리 근육과 칼날 같은 발톱을 지닌 맹금류다. 세계야생동물기금(WWF)에 따르면, 화식조는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례가 실제로 존재하는 위험한 새로 분류된다.
이번에 추격을 벌인 두 마리는 수컷과 새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사람에게 반복적으로 먹이를 받으면서 인간에게 과도하게 익숙해졌고, 이로 인해 공격성이 커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이를 ‘길들여짐(habituation)’ 현상이라 부르며, “인간에게 먹이를 기대하다가 충족되지 않으면 공격적으로 돌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새끼 있을 땐 더 위험”…호주 당국도 경고 나서
호주 야생동물관리관 제프 루이스는 “두 사람 모두 안전해 다행이지만, 야생 동물과의 접촉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며 “특히 새끼와 함께 있을 때는 더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주 환경관광과학혁신부도 “화식조가 인간을 음식 공급원으로 인식하면, 긴장감 없는 접근이 오히려 큰 위협이 된다”며 주민들에게 먹이 주기와 접근을 삼갈 것을 당부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은 운이 좋았던 사례”라며 “야생은 야생답게, ‘거리두기’가 가장 좋은 예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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