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절감 기대감에 선제적 구조조정
재무성과 미미…되레 토큰비용 급증
사람직원 필요성 절감해 재고용나서
인공지능(AI) 도입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AI를 비용 절감의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특히 AI가 기존 업무의 일부를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하며 일부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은 대규모 감원을 시행하거나 인력 구조를 재편했죠. 메타(Meta)는 지난 5월 전체 직원의 약 10%를 해고하고 7000명을 AI 관련 업무로 재배치하는 등 AI 중심의 조직 개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기업들에서 다시금 사람을 고용하는 이른바 ‘AI 부메랑’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PwC의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56%가 매출과 비용 측면에서 AI 투자 성과를 아직 실현하지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의 ‘GenAI Divide’ 보고서에서도 미국 기업들의 AI 투자 대비 재무 성과는 미미하다고 분석했죠.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신해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를 실제 재무적 성과로 연결한 기업은 많지 않은 것입니다.
오히려 비용이 증가한 경우도 있습니다. 일부 글로벌 기업에서는 임직원의 AI 활용을 장려하고자 토큰 소비량을 측정하거나 활용 경쟁을 유도했습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AI를 최대치로 활용하려는 ‘토큰 맥싱’ 현상이 나타났고 천문학적인 토큰 비용이 발생했어요. 결국 기업은 직원별 사용 한도를 두거나 고성능 AI 도구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비용 관리에 나서게 됐습니다.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과 낮은 재무적 성과는 AI가 사람을 대체할 만큼 충분한 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습니다.
소비자 불만도 AI 직원의 한계를 드러내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AI 상담사는 고객 문의와 단순 상담 업무를 대체하며 국내외 기업에서 활용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고객들은 AI가 맥락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거나 정해진 답변만 반복한다는 점에 불만을 느낀다고 답합니다. 카드 관련 문의를 위해 카드사에 전화를 걸었던 A씨는 “AI 상담 안내만 반복될 뿐 사람 상담사와 연결되는 방법을 찾기 어려워 답답했다”고 말했죠.
AI 직원의 도입은 주로 반복적이고 기초적인 업무를 담당하던 신입사원에게 먼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신입이 맡아왔던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인건비를 줄이고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입사원은 단순히 기초 업무만 수행하는 존재가 아닙니다. 조직의 협업 방식과 의사결정 기준을 익히며 실무 경험을 쌓아가는 단계에 있는 인력이기도 하죠.
따라서 신입 채용 축소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중간 실무 인력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이 점 역시 기업들이 다시 사람을 필요로 하게 된 배경으로 작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부 기업들은 다시 사람의 역할을 재평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리서치 기업 가트너는 AI가 인간 상담원이 제공하는 전문성, 공감 능력, 판단력을 완전히 대체할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2027년까지 AI를 이유로 고객서비스 인력을 줄인 기업의 절반이 비슷한 기능을 맡을 직원을 다시 채용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가트너의 에밀리 포토스키 수석연구책임자는 “지금 AI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으며, 캐시 로스 수석 분석가는 “기업들이 AI의 한계와 높아진 고객 기대에 직면하면서 서비스 품질과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인재에게 다시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덕식 기자·박연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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