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나요?"…공장서 일하던 로봇 고장나면 벌어지는 일 [도쿄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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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없나요?"…공장서 일하던 로봇 고장나면 벌어지는 일 [도쿄나우]

일본 히타치제작소가 공장 생산라인의 이상을 스스로 진단하고 복구하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단순히 설비 고장을 예측하는 기존 수준을 넘어 프로그램 수정과 생산 재개까지 자동화하는 시스템으로, 제조 현장의 무인화를 뜻하는 ‘자율형 공장’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는 생산라인의 오류를 자동으로 수정하는 AI 시스템을 오는 2027년도까지 상용화할 계획이다. AI가 설비 이상 발생 원인을 분석한 뒤 프로그램을 자체 수정하고 생산 재개까지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2026년도부터 시험 도입을 시작해, 2027년도 중 정밀기기 등을 생산하는 그룹 내 공장에서 실용화한 뒤 외부 고객사에도 확대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공장 생산라인은 로봇 팔이나 컨베이어 설비 고장 등 다양한 원인으로 가동이 중단된다. 지금은 생산이 멈추면 전문 기술자가 현장을 방문해 원인을 찾고, 부품 교체나 프로그램 수정 등의 복구 작업을 진행한다. 문제의 난이도에 따라 복구까지 수일이 소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히타치는 이 과정을 AI가 대신 수행하도록 고도화하고 있다. 숙련된 생산기술자들이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한 문제 해결 노하우와 암묵지를 생성형 AI에 학습시켜, 고장 원인을 추론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게 했다. 예를 들어 부품을 조립하는 로봇 팔이 갑자기 멈추면, AI가 기술자와 동일한 절차에 따라 원인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원인 분석 이후에는 가상공간에서 생산라인을 재현한 ‘디지털 트윈’을 통해 수정된 프로그램이 정상 작동하는지 검증한다. 검증이 완료되면 실제 생산라인에 적용해 생산을 재개한다. 회사 측은 부품 크기 인식 오류와 같은 경미한 문제의 경우, 1시간 이내에 복구 및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피지컬 AI’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실제 로봇과 기계, 설비를 제어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5년 대비 12배 성장해 2033년에는 9604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기존에 문서 작성이나 데이터 분석에 주로 활용되던 생성형 AI가 제조 현장으로 영역을 대폭 넓히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주요 기업들도 제조업과 AI의 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멘스와 슈나이더일렉트릭은 AI를 활용해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BMW는 공장에 인간형 로봇을 시험 도입해 테스트 중이다.

"사람 없나요?"…공장서 일하던 로봇 고장나면 벌어지는 일 [도쿄나우]

다만 히타치는 고장 예측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복구와 프로그램 수정까지 AI가 전담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특히 히타치는 자체 제조 현장을 보유하고 있어 가치 있는 실제 생산 데이터를 풍부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일본 제조업계 전반에서도 AI 활용은 확산되는 추세다. 공작기계 업체 야마자키마작은 가공 정밀도 저하와 공구 파손의 원인이 되는 미세 진동을 AI로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오쿠마 역시 온도 변화에 따른 가공 오차를 AI로 제어하는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하지만 AI 기반의 제조 혁신이 완전히 안착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제조사마다 설비 제어용 프로그램 언어와 시스템 구조가 달라 상호 연계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자율형 공장의 확산을 위해 설비 업체 간 기술 표준화와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가 사무실을 넘어 공장 내부로 진입하면서 제조업의 경쟁 구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며 “AI가 스스로 판단하고 복구하는 자율형 공장 구축 여부가 차세대 제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최만수 특파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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