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득세 33억원을 내지 않은 30대 남성과 취득세 76억원을 체납한 주택건설 법인. 서울시가 올해 직접 징수에 나선 고액 체납 사례들이다. 자치구가 손대지 못한 체납액이 쌓이자 서울시가 ‘38세금징수과’를 전면에 내세워 강제 징수에 들어갔다.
“재산 전부 압류”…가상자산·출국금지까지
서울시는 25개 자치구에서 지난해 새로 발생한 1000만원 이상 시세 고액 체납자 1833명, 체납액 1566억원에 대한 징수권을 넘겨받아 직접 징수에 착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미 체납자 전원에 대한 재산과 가족관계 조사를 마쳤고, 지난 16일 일제히 납부촉구 안내문을 발송했다.
개인 최고액 체납자는 강서구에 거주하는 38세 남성으로, 2019~2020년 귀속 종합소득에 따른 지방소득세 33억원을 내지 않았다. 건축자재 도소매업 법인 대표로 활동한 이력이 있으며, 사기죄로 구속 수감된 전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 최고액 체납자는 서초구 소재 주택신축판매업체다. 주택건설용 토지를 취득한 뒤 3년 이내 착공하지 않아 취득세 76억원이 추징됐지만 이를 납부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납부촉구 안내문을 통해 기한 내 세금을 내지 않을 경우 강제 처분에 들어간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부동산과 자동차는 물론 예금·증권·보험 등 금융재산, 가상자산, 회원권까지 압류·공매·추심 대상에 포함된다. 출국금지와 공공기록정보 제공 등 행정 제재도 병행된다.
특히 체납자 중에는 재산을 가족 명의로 돌리거나 위장 사업체를 운영하는 등 고의적 회피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시는 자치구와 관세청,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공조해 가택수색과 체납 차량 단속, 가상자산 추적까지 병행할 방침이다.
1억 이상 체납자 276명…전체의 70% 차지
올해 신규 체납액 가운데 1억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276명으로, 체납액은 1,071억원에 달한다. 전체 신규 체납액의 68.4%를 차지하는 규모다. 서울시는 이들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정하고 현장 조사와 소송까지 포함한 강력 대응에 나선다.
상속 재산을 증여하거나 가족 명의로 이전해 세금을 회피한 경우에는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통해 조세 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상속 부동산 미등기나 편법 증여 등 비양심적 체납 행위도 단속 대상이다.
오세우 서울시 38세금징수과장은 “납세는 선택이 아니라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의무”라며 “성실하게 세금을 내는 다수 시민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고의 체납자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징수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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