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각지대’ 액상 공정, AI가 실시간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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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을 향해] ㈜코팅솔루션포유

AI 기반 실시간 유체 진단 장비. 코팅솔루션포유 제공

AI 기반 실시간 유체 진단 장비. 코팅솔루션포유 제공

전 세계 제조업이 데이터 기반 스마트팩토리 전환을 서두르고 있지만 정작 생산의 첫 단추인 액상 소재 가공 단계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영역’으로 남아 있다. 전기차 확산에 힘입어 2030년 전 세계 배터리 생산량이 4TWh(테라와트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EU를 중심으로 재생 플라스틱 사용 의무화가 확대되면서 원료 품질의 관리 난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제조 복잡도는 늘어나는데 정작 그 과정을 들여다볼 시야는 그대로인 셈이다. 이 격차를 정면으로 파고든 곳이 ㈜코팅솔루션포유다.

안경현 대표

안경현 대표
2023년 2월 설립된 코팅솔루션포유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안경현 교수가 이끄는 인공지능 기반 제조 솔루션 전문 딥테크 스타트업이다. 안 대표는 “제조 초기 단계에서 다루는 액상 소재의 품질 변동이 최종 제품의 품질과 생산성을 좌우하는데도 정작 이를 측정할 기술이 없어 현장은 오랜 경험과 감에 의존해 왔다”며 “측정하지 못하면 제어할 수 없고 결국 원료 손실과 비용 부담이 반복되는 구조였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문제의 실체를 확인한 안 대표는 연구 끝에 독자적인 진단 기술을 완성했다.핵심은 AI 기반 실시간 유체 진단 장비다. 센서와 데이터, AI 분석 알고리즘을 결합한 올인원 진단 장비로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체의 유동 상태를 밀리세컨드(1000분의 1초) 단위로 수집해 머신러닝으로 해석한다.

기존 설비를 바꾸지 않는 비침습·플러그 앤드 플레이 방식이어서 현장에 즉시 적용해 품질 이상을 조기에 잡아낼 수 있다. 357X300X271㎜ 크기의 진단 키트에 터치 패널을 탑재해 데이터를 직관적으로 확인하도록 했다. 문제가 터진 뒤 원인을 찾던 ‘사후 발견’에서 이상을 미리 잡아내는 ‘실시간 진단’으로 패러다임을 바꾼 셈이다.

이 기술은 산업별로 세분화돼 있다. 배터리 전극 제조 공정에서 슬러리의 분산 상태를 95% 이상 정확도로 모니터링하는 ‘슬러리엑스퍼트(SlurryXpert)’는 세계 최초 AI 기반 인라인 슬러리 진단 기술로 평가받는다. 플라스틱 가공·재활용 공정의 용융 수지 상태를 진단하는 ‘플라스틱엑스퍼트(PlasticXpert)’도 상용화 단계다. 원료를 액상으로 만들어 가공한다는 제조업 공통 특성에서 출발한 만큼 화장품·제약·식품·석유화학 등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기술력은 외부에서도 인정받았다. 슬러리엑스퍼트는 지난 4월 ‘2026 에디슨 어워즈’ 머티리얼 사이언스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금상·은상을 조(兆) 단위 매출의 대기업 컨소시엄이 차지한 가운데 매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 순수 기술력만으로 수상한 흔치 않은 사례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국내 특허 14건 등록·출원, PCT 국제 특허 6건, 미국 특허출원 1건, 국내외 상표권 1건도 기술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조직 문화도 남다르다. 경영지원·마케팅 부문 인력 대부분을 육아로 경력이 단절됐던 여성으로 구성하고 유연근무제로 업무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 했다. 안 대표는 이 방식이 조직의 시너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강조한다.

회사는 올 하반기 다양한 현장에서 실증 테스트와 인증 절차를 이어가고 내년 상반기 시리즈A 투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안 대표는 “보이지 않는 액상 공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 기술이 널리 보급돼 이상적인 제조 현장이 구축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신승희 기자 ssh0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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