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주식 사자"…은행권 신용대출 5년만에 최대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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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5월중 금융시장 동향 발표
은행권, 기타대출 3.7조↑…가계대출 증가폭 전월 3배
반도체 호황에 코스피 8000선 돌파…주식형 펀드에도 ‘뭉칫돈’
기업대출 10조원대 증가세…회사채는 ‘순상환’ 지속

  • 등록 2026-06-11 오후 12:00:05

    수정 2026-06-11 오후 12:00:05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국내 주식 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뜨겁게 달아오르자 주식 투자 등을 위해 은행에서 빌린 가계빚이 한 달 새 4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수도권 중심의 주택 거래 회복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늘어난 데다 주식 투자 자금 수요까지 겹치며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 규모는 전월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오전 8400선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사진= 연합뉴스)

‘빚투’에 신용대출 3.7조 급증…수도권 주택거래 증가에 주담대도 확대

1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5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6조 9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 4월 증가폭(2조 1000억 원)의 3배가 넘고, 지난 2024년 8월에 전월대비 9조 2000억원 증가한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폭이다.

(자료= 한국은행)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3조 7000억원 늘어나며 전체 증가세를 주도했다. 전월 6000억원 감소했던 기타대출이 한 달 만에 큰 폭의 증가로 돌아선 것은 개인들의 대규모 주식 투자와 ‘가정의 달’ 관련 계절적 자금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기타대출 증가폭은 2021년 4월(11조 8000억원)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당시는 대기업(SK아이이테크놀로지) 기업공개(IPO)가 진행되면서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로 일시적이로 기타대출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빚투가 많이 있을 때, 빌린 돈으로 투자를 할 때는 가격이 내려가면 더 사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팔게 돼 있다”며 “빚투가 만연해서 작은 충격이 아주 큰 시장 조정으로 이어지게 되면 빚투를 안 한 사람도 손해를 보는 외부효고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담대 또한 3조 2000억원 늘어나며 전월(2조 7000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커졌다. 전세자금대출은 6000억원 줄어들며 감소세를 지속했으나,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중저가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기존 분양 물량의 중도금 납부 수요가 확대되면서 전체 주담대 규모를 키웠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 3월 5500호에서 4월 8500호로 급격히 증가했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차장은 향후 가계대출 흐름에 대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조치 이후 주택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 지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고 정부에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기타대출의 경우도 변동성이 커서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자료= 한국은행)

코스피 불장에 주식형펀드 60조↑…기업대출 10조원대 증가

주식 시장은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업 실적 호조 전망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사의 수신은 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86조 4000억원 증가했다. 주식형 펀드는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과 7조 6000억원의 신규 투자 자금 유입으로 한 달 만에 58조 8000억원 급증했다. 파생형 펀드 등 기타 펀드도 21조원 늘어나며 상당폭 증가세를 보였다.

기업 대출은 전월(10조 7000억원)과 비슷한 10조 6000억원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중소기업 대출은 은행들의 기업 여신 확대 기조에 따라 5조 4000억원 늘었으며, 대기업 대출도 회사채 상환을 위한 운전자금 수요 등으로 5조 2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회사채는 금리 상승에 따른 발행 부담으로 1조 1000억원 순상환되며 감소세가 계속됐다.

4월 중 6조 8000억원 감소했던 은행 수신은 5월 들어 48조 8000억원 증가로 급격히 전환됐다. 대기업의 단기 여유자금이 유입된 수시입출식예금이 32조 8000억원 늘었고, 정기예금도 은행들이 대출 재원 마련과 규제 비율 관리를 위해 법인 자금을 적극 유치하면서 15조 8000억원 증가했다. 다만 가계 자금은 주식 투자 등을 위해 예금에서 일부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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