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조기 마감…황금연휴 '개모차' 행렬 늘어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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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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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초 어린이날 황금연휴, 호텔 로비에선 반려견과 동반 입실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대기하는 모습, 캐리어 옆에 나란히 놓인 '개모차', 체크인 카운터 옆에 선 강아지. 이제는 황금연휴 호텔 로비에서 흔히 마주치는 풍경이다.

"가족 여행이니까 함께 떠나는 건 당연하죠. 이제는 같이 갈 수 있는 곳을 먼저 찾게 돼요." 반려견과 함께 이번 어린이날 황금연휴를 보낸 김모 씨의 말이다. 그는 여행지를 고를 때 숙소 편의시설이나 관광 명소보다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 반려견을 키우는 최모 씨도 다르지 않다. 최 씨는 "동생이 취업하면서 온 가족이 모일 시간이 줄었지만 리우(반려견)와 함께하는 여행 일정만큼은 꼭 미리 잡아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짐이 아니라 엄연한 '가족'이다.

1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가정의 달 황금연휴에는 통상 가족 여행 수요가 높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새 반려동물 동반 여행, 이른바 '펫캉스'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다. 관련 숙박 시설은 매년 예약률이 빠르게 차오르고 올해 역시 사실상 만실을 기록했다.

교원그룹이 운영하는 반려동물 특화 호텔 키녹(KINOCK)은 이번 연휴 기간 평균 객실점유율(OCC) 90%를 돌파했다. 키녹 관계자는 "객실 점유율과 평균 객실 단가가 동반 상승했다"며 "이달 말 부처님오신날 연휴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켄싱턴리조트 충주 역시 해당 기간 전체 만실을 기록했다. 올해 눈에 띄는 변화는 예약 패턴이다. 고유가 등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집중되면서 예약 마감이 전년 대비 약 한 달 앞당겨지고 있으며, 특히 4월 한 달에 예약 수요가 집중됐다.

반려동물 동반 숙소는 통상 일반 숙소보다 가격이 높음에도 만족도가 높아 수개월 전 조기 마감되는 현상이 굳어지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의 배경에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의 가파른 증가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처음 실시한 국가승인통계 '반려동물 양육현황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반려동물 양육 가구 비율은 29.2%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KB금융그룹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양육 가구를 591만 가구, 반려인을 1546만명으로 집계했다. 반려견 546만 마리, 반려묘 217만 마리가 국내에서 사육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규모 역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2022년 62억달러(약 8조6000억 원)에서 2032년에는 152억달러(약 2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여파로 일반 여행 수요는 다소 둔화하는 분위기지만, 펫 동반 여행은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충성도 높은 수요로 관광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펫캉스 열풍을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로 본다. 1인 가구 증가, 저출생 기조와 맞물리며 반려동물이 실질적인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인식이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함께 떠나는 여행을 찾는 수요도 덩달아 늘고 있다"며 "특히 3일 이상 이어지는 연휴를 반려동물과 함께 보내려는 움직임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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