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진 소방교, 동호회서 축구중
심정지 50대 심폐소생술로 살려
몸짱소방관 달력 만든 재난본부
화상환자 지원재단에 수익금 기부
28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비번이었던 서울 성북소방서 소속 오승진 소방교(39·사진)는 16일 오전 10시경 서울 도봉구의 한 축구장에서 동호회원들과 축구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20∼30m 앞에서 상대편 선수로 뛰던 5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머리부터 바닥에 쓰러졌다. 심정지를 우려한 오 소방교는 곧장 남성에게 달려가 맥박을 확인하고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119 신고와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가져와 달라고 외쳤다.
이 남성은 맥박과 호흡이 돌아오는 듯했으나 심장이 뛰다 멈추길 반복했다. 오 소방교가 AED로 충격을 준 뒤 가슴 압박을 거듭하니 10여 초 후 남성은 눈을 떴다. 이후 그는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원에게 차량이 들어오는 길을 안내하고 남성을 구급차로 옮겼다.
오 소방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그날 저녁 남성분 가족으로부터 회복하셨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애착이 커졌다. 119에 신고해 주신 분, AED를 가져와 주신 분, 구급차 진입을 위해 철문을 열어 주신 분 모두가 도와주신 덕분”이라며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오 소방교는 육군 특전사에서 4년 반의 복무를 마치고 입직한 8년 차 소방관이다.매년 경제적으로 어려운 화상 환자를 지원하는 ‘몸짱소방관’ 기부가 올해도 이어졌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몸짱소방관 희망나눔달력’의 판매수익금과 기부금 8600만 원을 저소득층 화상 치료비로 쓴다고 밝혔다. 이 달력은 근육을 단련해 멋진 몸을 가지게 된 현직 소방관이 모델로 참여해 만든다. 본부는 몸짱소방관 희망나눔달력 프로젝트를 통해 마련된 판매수익금과 GS리테일·LG트윈스의 민간 기부금,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연합모금 등을 모두 모아 화상 환자 지원 재단인 한림화상재단에 전달했다.
올해 전달한 기부금은 총 8600만 원으로, 저소득 화상 환자의 화상 치료에 전액 사용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소방재난본부는 현직 소방관 13명과 오중석·배강우 사진작가의 재능기부, GS리테일의 제작비 및 판매 지원 등으로 2025년 몸짱소방관 달력을 제작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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