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봉지 속 1억6000만원”…불심검문으로 덜미 잡힌 보이스피싱 수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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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 가방에서 쏟아져 나온 현금다발. 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A 씨 가방에서 쏟아져 나온 현금다발. 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비닐봉지에 1억6000만 원이 넘는 현금을 담아 이동하던 외국인 여성이 경찰의 불심검문 끝에 보이스피싱 조직의 수거책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메모장에 남겨진 기록을 토대로 범죄 연루 사실을 확인하고 현금 전액을 범죄수익금으로 판단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양천경찰서는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게 편취한 순금을 현금화해 소지하고 있던 외국인 여성 A 씨를 구속했다.

사건은 지난 5월 29일 양천구 한 마트 앞에서 “도움이 필요한 외국인이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은 마트 안에서 A 씨를 발견하고 신원 확인에 나섰다.

A 씨는 5만 원권 현금다발이 담긴 검은색 비닐봉지와 가방을 들고 있었다. 경찰이 현금의 출처를 묻자 처음에는 “내 돈이다”라고 답했지만, 곧 “절반은 내 것이고 절반은 가족의 것이다”라며 말을 바꾸는 등 횡설수설했다.

경찰은 현금을 비닐봉지에 무더기로 넣고 다니는 점과 출처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 점을 A 씨는 당시 여권도 소지하지 않은 상태였다.

경찰은 거액의 현금을 비닐봉지에 담아 소지하고 있으면서도 출처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여권도 지니고 있지 않은 점을 수상하게 여겼다. 이에 신원 확인과 자금 출처를 파악하기 위해 A 씨를 지구대로 임의동행했다. 확인 결과 비닐봉지와 가방 안에서는 총 1억6000만 원이 넘는 현금이 발견됐다.

지구대에서 A 씨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 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지구대에서 A 씨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 경찰청 유튜브 영상 캡처
A 씨가 신원과 자금 출처에 대해 계속 함구하자 경찰은 휴대전화를 분석했고,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했다. 지인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는 “나 한국으로 돈 벌러 간다. 그런데 잡히면 어떡하지?”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소지품인 메모장에서도 “한국으로 돈 벌러 가는 날”이라는 문구가 확인됐다.조사 결과 A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고 피해자들로부터 가로챈 순금 204돈을 처분해 현금으로 바꾼 뒤 이를 조직에 송금하려던 수거책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씨가 소지한 현금 전액이 범죄수익금임을 확인하고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외국인이 연루된 보이스피싱 범죄의 수법을 보여주는 사례로, 경찰청 공식 유튜브 채널에도 소개됐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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