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컴 실적 실망’에 코스피 5% 급락… 환율 1539원, 금융위기 이후 최고

4 hours ago 7

외국인 매도폭탄에 사이드카 발동
‘반도체 피크’ 우려에 관련주 하락세
삼전 6.4%-하이닉스 9.9% 떨어져
인천공항 환전창구 1600원 넘겨

미국 뉴욕증시 ‘브로드컴 쇼크’ 영향과 외국인의 반도체주 위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78.82p(5.54%) 내린 8160.59, 코스닥은 47.29포인트(p)(4.50%) 내린 1002.44,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보다 9.4원 오른 1539.10원을 기록했다. 2026.6.5/뉴스1

미국 뉴욕증시 ‘브로드컴 쇼크’ 영향과 외국인의 반도체주 위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78.82p(5.54%) 내린 8160.59, 코스닥은 47.29포인트(p)(4.50%) 내린 1002.44,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오후 3시 30분 주간종가 보다 9.4원 오른 1539.10원을 기록했다. 2026.6.5/뉴스1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불러온 ‘인공지능(AI) 거품론’에 코스피가 5% 넘게 하락했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외국인이 ‘셀 코리아’(국내 증시 순매도)를 이어가면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549원까지 치솟았고, 인천국제공항 환전 창구에선 달러당 1600원을 넘겼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78.82포인트(5.54%) 하락한 8,160.59로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오전 9시 8분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올 들어 10번째 나온 매도 사이드카였다.

이날 증시를 뒤흔든 주요 원인은 ‘브로드컴 쇼크’였다. 브로드컴은 회계연도 2분기(2∼4월) 실적에서 호실적을 냈지만, AI 반도체 실적과 전망치는 시장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브로드컴 주가는 12.6% 하락했고, 시가총액 2850억 달러(약 438조 원)가 증발했다. 일일 시총 하락 폭으로는 미국 기업 역사상 네 번째로 컸다.

그 결과 마이크론(―7.74%)과 샌디스크(―3.92%)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꺾인 데 이어 5일 코스피에선 삼성전자(―6.40%)와 SK하이닉스(―9.92%)가 동반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4.5% 하락한 1,002.44로 마감했는데, 장중 992.8까지 하락해 3월 4일 이후 석 달 만에 장중 1,000 선이 깨지기도 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5000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2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70조1100억 원어치를 팔아치우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상장 예정인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해외 기관투자가들이 실탄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커지면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4원 오른 1539.1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장중 한때 1549.1원까지 오르며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진 2009년 3월 10일(1561.0원) 이후 가장 높이 치솟기도 했다. 이날 오후 인천공항 은행 환전 창구에서 여행객이 달러를 살 때 적용되는 환율은 1600원을 넘겼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반도체 산업의 피크가 생각보다 일찍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크게 흔들렸다”며 “환율이 오르자 환 손실을 피하기 위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고, 그 결과 환율이 더 오르는 악순환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외환당국의 구두개입 ‘약발’이 좀처럼 듣지 않고 있다. 전날 “과도한 쏠림에 대해서는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던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민생 물가가 어려운 점에는 각별히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지만 원화 약세를 막지 못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보유액을 소진하면, 그것이 다시 원화 약세로 이어질 수 있는 딜레마”라며 “외환당국의 개입 방안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고 했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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