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피해 도망 왔건만”…끝내 화마에 생을 마친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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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1시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2리. 전날 화마로 인해 마을 대부분이 소실됐다. 이 집에서 90세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5.3.26/뉴스1

26일 오후 1시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2리. 전날 화마로 인해 마을 대부분이 소실됐다. 이 집에서 90세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2025.3.26/뉴스1

경북을 덮친 산불로 주민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영양군 석보면 일대 마을의 주민들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26일 오후 석보면 화매2리 주민들은 마을회관에 모여 슬픈 표정을 한 채 “다른 동네에서 살다가 불 때문에 잠깐 피신해 왔던 90세 할머니가 이곳에서 숨졌다”고 뉴스1에 말했다.

이 마을은 관내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다. 전날 바람과 함께 날아든 불길로 인해 마을 대부분이 소실됐다. 불에 타버린 한 집 안에서는 90세 노인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A 씨는 일원면 가곡리에 거주하고 있다가 전날 불길을 피해 잠시 이곳으로 피신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경황이 없던 탓에 주민들은 A 씨가 이 마을에 있다는 사실을 잘 몰랐다고 한다.

한 주민은 A 씨를 비롯해 삼의리 이장 부부 등 숨진 주민들에 대해 “우리가 모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불은 25일 오후 5시경 태풍급 바람을 타고 직선거리 50여㎞ 거리의 영양까지 도달해 6명의 인명 피해를 냈다.

박태근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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