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로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다친 가운데 방화 용의자인 60대 남성 A씨가 방화 피해를 당한 윗층 주민과 갈등을 겪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말까지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 3층에 살며 윗집 주민과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월 윗집 주민과 폭행까지 벌여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으나 이후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형사처벌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후 A씨는 2개월여 뒤인 지난해 11월쯤 인근 지역 빌라로 이주했다.
A씨는 이 아파트에 불을 지르기 전 직선거리로 약 1.4㎞ 떨어진 빌라 인근에서도 불을 질렀다. 이곳에는 A씨의 어머니가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용의자인 A씨는 이 아파트 4층 복도에서 불에 타 숨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현장에서 발견된 농약 살포기에 기름을 넣고 아파트에 불을 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A씨의 자택에서 유서를 발견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유서엔 딸에게 어머니를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오전 8시17분께 신고를 받고 출동해 1시간40분 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이 불로 4층 거주민 80대 남성 최모씨, 70~80대로 추정되는 여성 등 2명은 전신화상을 입고 4층에서 1층으로 추락했다. 연기를 마시거나 호흡 곤란을 호소한 거주민 4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류병화 / 김유진 기자 hwahw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