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최고 영화 100편 선정
살인의 추억도 99위에 올라
박찬욱 '올드보이'는 43위
봉준호 감독(사진)의 영화 '기생충'이 뉴욕타임스(NYT)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위를 차지했다.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봉 감독의 다른 영화 '살인의 추억'도 1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NYT는 2000년 1월 1일 이후 개봉한 영화를 대상으로 세계적 명성의 감독·배우·제작자·애호가 등 5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해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편' 목록을 23일(현지시간)부터 차례로 발표했다. 27일 공개한 순위에서 봉 감독의 2019년작 '기생충'이 1위에 자리했다. 2위는 데이비드 린치 감독의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3위는 폴 토머스 앤더스 감독의 '데어 윌비 블러드'가 차지했다.
NYT는 '기생충'과 관련해 "가진 자와 없는 자에 관한 이야기이자 신자유주의의 참혹함에 대해 맹렬한 질책을 담았다"며 "유쾌하게 뒤틀리고 불안한 충격파는 가난한 가정을 따라 부유한 집으로 스며든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에 대해서는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장르의 대가"라며 "작품 내내 코미디와 격렬한 사회 풍자를 넘나들다 필연적이고 비극적인 폭력으로 모든 것을 불태운다"고 평가했다. 기생충은 2020년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포함해 4관왕을 기록했다.
이외에 2003년 개봉한 '살인의 추억'이 99위에 선정되며 봉 감독은 NYT 최고 영화 100선에 자신의 작품 2개를 올렸다. NYT는 '살인의 추억'을 두고는 "한국식 수사물은 할리우드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며 "봉 감독은 헤아릴 수 없는 악에 맞선 인간의 한계에 대해 확고한 생각이 있고, 예상치 못한 유머와 날카로운 드라마를 섞는 특유의 방식으로 이를 탐구한다"고 전했다.
박 감독의 2003년작 '올드보이'는 43위에 선정됐다. NYT는 '올드보이'에서 피범벅이 된 배우 최민식이 망치를 휘두르며 복도를 빠져나오는 장면을 언급하며 "이 유명한 액션 장면은 비틀린 스릴러의 오페라 같은 폭력성을 상징하는데, 감정 또한 극적으로 치닫게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도발과 불안을 선사하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2023년작 '패스트 라이브스'는 86위에 자리했다.
[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