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뚫은 스위스 유조선, 6000만弗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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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의 봉쇄에 이은 미국의 역봉쇄로 막힌 호르무즈해협에서 리스크를 지고 추가 수익을 창출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원유 무역회사 리튼이 200만 배럴의 원유를 해협 바깥으로 운송해 6000만달러(약 903억원)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2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설립된 리튼은 원유와 정제유 제품을 거래하는 소형 무역회사다. 지난 2월 말부터 시작된 해협 봉쇄로 페르시아만 인근에서 생산되는 원유 가격이 떨어지고, 국제 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리튼은 이를 기회로 활용하기로 했다.

리튼은 우선 해협 안에 발이 묶여 있던 초대형 유조선(VLCC) ‘아기오스 파누리오스 1호’를 용선했다. 유조선이 해협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감수해야 할 각종 리스크 부담을 지는 조건이었다. 이라크 바스라항에서 기준가보다 배럴당 18달러 낮은 가격에 원유를 사들인 뒤 베트남까지 최근 운반하는 데 성공해 막대한 시세 차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달 초 이라크산 원유는 배럴당 100달러 안팎이었지만 리튼은 약 80달러에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여정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이란의 공격 위험이 있는 가운데 위치추적 장치를 끄고 긴장 속에 배를 몰아야 했다. 이란산 원유를 싣고 있다는 의심에 미국 해군이 억류 시도를 하기도 했다.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까지 개입한 뒤에야 미국의 해상 봉쇄를 통과할 수 있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 과정에서 이란의 해협 봉쇄가 느슨해지면서 이 같은 시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평소 배럴당 몇 센트 수준에 그쳤던 원유 트레이딩 마진이 현재 배럴당 20~30달러까지 뛰었다”며 “VLCC 한 척당 4000만~6000만달러의 수익 기회가 생긴 셈”이라고 했다.

다만 리튼이 6000만달러 전체를 수익으로 챙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험 부담 때문에 치솟은 용선 비용과 보험료 등으로 3500만~4000만달러를 운송비로 써야 했기 때문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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