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MOU 퇴짜에 신경전 이어가
이란 “레바논 공격 등 휴전 위반”… “노딜도 대비” 주요쟁점 양보 안할듯
공습에 사용된 美공군기지 공격도
“트럼프, 국제정치 현실의 벽 부딪혀”
특히 미국과 이란 모두 최근 강경파가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고농축 우라늄 제거 등을 고수하고 있어 MOU 체결, 나아가 종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로 이란은 ‘노딜’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주요 쟁점에서 일방적 양보를 하지 않겠단 뜻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국지적인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일(현지 시간) 미국이 이란 남부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 31일 미군 중부사령부가 이란 가루크와 케슘섬의 레이더 및 드론 통제시설을 공습하자 이에 대한 보복을 감행한 것. 이란은 구체적인 공격 지역은 안 밝혔지만 쿠웨이트 정부는 1일 이란이 자국 영토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군이 이용 중인 쿠웨이트의 알리알살렘 공군기지가 공격 대상이었단 분석이 나온다. 휴전 중에도 양측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며 협상 결렬 우려를 키우고 있다.
● 이란 “노딜 상황까지 대비” 쉽게 양보 안 할 듯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계된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1일 “현재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휴전이 위반되고 있는 상황이라 이란은 중재자를 통한 대화와 문건 교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달 31일에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도 합의문에 자체 수정안을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MOU 승인 관련 회의를 참모들과 가졌지만, 이란의 핵 능력 억제, 동결 자금 해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등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보고 이란에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란은 노딜도 불사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핵 문제와 동결 자금 해제 등 쟁점에서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임도 분명히 나타냈다. 또 그 어떤 합의도 최종적이지 않다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상황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조세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각각 통화해 점진적 긴장 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첫 단계로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면 그 대가로 이스라엘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등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는 안을 제안했다는 것. 이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 진전을 위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충돌을 자제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계속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전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또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이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 확대를 허용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고 지난달 31일 전했다.● 우크라이나-가자전쟁 이어 이란전까지 교착 국면미국과 이란 간 종전 MOU 협상이 뚜렷한 성과를 못 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으로 인해 임기 중 또 하나의 ‘교착(stalemate)’ 국면에 직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에 이어 이란 전쟁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해결을 공언했던 주요 분쟁들이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모든 상황은 거대한 야망을 가진 대통령이 국제 정치의 냉혹한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힌 결과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후속 관리(follow-through)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점이 아니다”라고도 평가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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