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 돌리다 자멸한 독일, '승부차기 불패'마저 깨졌다... 월드컵 불명예 기록 2개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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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인 독일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
승부차기 패배 후 마누엘 노이어 독일 골키퍼가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라커룸으로 향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전차군단' 독일이 또 한 번 월드컵에서 무너졌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 이후 3개 대회 연속 조기 탈락 굴욕을 당한 데 이어, 이번 32강전에서는 독일 축구 역사상 불명예 기록 2개를 한꺼번에 떠안았다.

독일은 3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에서 연장 포함 120분 동안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했다.

독일은 지난 12년 동안 월드컵에서 계속 고개를 숙였다. 2014 브라질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으나, 이후 흐름은 급격히 꺾였다. 2018 러시아 대회와 2022 카타르 대회에서는 연속으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특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최종 3차전 한국전에서 손흥민(LAFC)에게 쐐기골을 내주는 등 0-2로 패해 큰 충격을 안겼다.

이번 대회에서 독일은 12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하지만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곧바로 탈락하며 또다시 일찍 짐을 쌌다.

3개 대회 연속 조기 탈락만 뼈아픈 게 아니다. 독일은 이번 파라과이전에서 불명예 기록 2개까지 추가했다.

먼저 독일은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승부차기에서 패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독일은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4전 전승을 기록 중이었다. 1982 스페인 대회 프랑스전, 1986 멕시코 대회 멕시코전, 1990 이탈리아 대회 잉글랜드전, 2006 독일 대회 아르헨티나전에서 모두 승부차기 승리를 거뒀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6승 1패를 올린 팀이다. 그러나 2006년 독일이 유일한 패배를 안긴 바 있다. 독일은 그만큼 월드컵 승부차기에서 강력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북중미 월드컵에서 예상치 못한 상대 파라과이에 일격을 당하며 사상 첫 승부차기 패배를 기록했다.


독일 축구대표팀. /AFPBBNews=뉴스1
기뻐하는 파라과이 선수들. /AFPBBNews=뉴스1

또 다른 불명예 기록은 전반전에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월드컵 전반전에서 상대보다 패스를 253개나 더 성공시키고도 하프타임을 뒤진 채 맞은 팀은 이번 경기의 독일이 처음이었다.

매체는 "독일은 상대 골문으로 향하는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했지만, 전반 내내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독일은 전반 35분까지 패스 244개를 성공시켰지만, 파라과이는 31개에 그쳤다. 그러나 독일은 균형을 깨지 못했다"고 짚었다.

오히려 선제골을 넣은 쪽은 파라과이였다. 파라과이는 전반 42분 빠른 역습으로 독일 수비진을 무너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훌리오 엔시소(스트라스부르)가 헤더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 골은 파라과이 축구 역사에도 의미 깊은 득점이었다. 파라과이의 월드컵 토너먼트 사상 첫 골이었다. 파라과이는 2010 남아공 대회에서 8강까지 올랐으나 당시 토너먼트에서는 득점하지 못했다. 16강 일본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로 승리했고, 8강 스페인전에서는 0-1로 패했다. 이후 파라과이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다가 이번 대회를 통해 16년 만에 세계 무대에 복귀했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 팬들에게 수적으로 완전히 밀리던 소수의 파라과이 팬들은 첫 골이 터지자 드럼을 두드리며 기쁨을 나타냈다. 반면 경기장 대부분을 차지한 독일 팬들은 침묵에 빠졌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축구 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우리는 더 일찍 득점했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전반에 나온 결정력 부재가 독일의 발목을 잡았다.

독일은 후반 9분 카이 하베르츠(아스널)의 헤더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연장전에서는 요나탄 타(바이에른 뮌헨)가 코너킥 상황에서 골망을 흔들며 승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VAR) 끝에 골키퍼에 대한 파울이 선언돼 득점은 취소됐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로 향했다. 독일은 자신들이 가장 강하다고 여겨졌던 방식에서 무너졌다. 하베르츠, 닉 볼테마데, 요나탄 타가 승부차기에서 실패했고, 파라과이는 마지막 키커 호세 카날레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독일을 탈락시켰다.

로이터 통신은 "독일의 국제적 명성은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연속 조별리그 탈락에 이어 이번 패배로 산산조각이 났다"고 혹평했다.


파라과이의 골 세리머니.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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