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강의실에 학생 3~4명 뿐, 개강 분위기와는 멀어
복귀 의대생 보호, 수업참여 유도…온라인 강의 제공
“그 누구도 내 인생 책임 안 져…신중한 선택해야”
1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의대생들의 복귀 결정에도 각 대학 의과대학 현장에서 개강 분위기를 엿보기는 어려웠다. 대형 강의실은 일부 학생만이 자리를 지켰고, 복도는 오가는 학생 없이 조용했다.
이날 찾은 이화여대 의과대학 건물 내에서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강의실에는 학생 3~4명이 앉아 수업에 참여 중이었으며, 불 켜진 학생 실습실에서는 학생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복도 역시 지나다니는 학생 없이 조용했다. 이화여대 의대생 전원이 등록 및 복학을 마친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연세대 의과대학 역시 오가는 학생은 일부 뿐이었고, 130석 내외의 열람실에는 학생 1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앞서 연세대 의대생들도 1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복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수업 현장에서 의대생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당분간 의대가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상공개 협박 등으로부터 복귀 의대생을 보호하고 수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의대생들의 복귀가 현실화되자 복귀 전공의나 의대생들을 상대로 ‘블랙리스트’ 게시글 등이 올라왔던 것처럼, 다시 여러 의대생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몇 년 쉬는 것이 대수인가. 리스크를 같이 지지 않는 이들과 갈 수 없다” “배수의 진을 친 투쟁은 학교 복귀와 공존할 수 없다” 등 복귀 의대생들을 압박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대학들은 이를 고려해 온라인 수업을 제공하거나 그간 병행해온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다만 온라인 수업 참여가 아닌 ‘등록 후 휴학’이나 ‘수업 거부 투쟁’을 이어가는 것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정한 마감 시한이 도래하면서 제적을 피하기 위해 우선 복귀했으나, 수강신청을 의도적으로 연기하거나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주장이 일부 학생들을 중심으로 나오면서다.
이를 두고 복귀를 결정한 의대생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권 대학 의대에 재학 중이라고 밝힌 A씨는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투쟁의 유일한 동력이 배신자, 조리돌림, 블랙리스트밖에 없다. 의대생들 중에서도 우리가 왜 투쟁하는지 모르는 이들이 대다수”라며 “투쟁이 2주도 못 갈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 의대에 재학중인 의대생 B씨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하고 신중한 선택을 하는 것”이라며 “변하지 않는 한 가지 사실은 그 누구도 내 인생을 대신 책임져주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이같은 흐름을 두고 등록 후 수업을 정상적으로 들어야 복귀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바 있다.
교육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수업 복귀가 단순한 등록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실질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원 복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기준을 잡고 있지는 않지만, 각기 다른 입장을 가진 관계자가 수긍할 정도의 복귀가 이뤄진다면 정부는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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