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돌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자녀가 부모를 돌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평균수명 증가와 저성장, 가족구조 변화로 돌봄의 책임이 개인과 사회로 옮겨가는 추세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장기요양 인정 비율은 △75~79세 11.96% △80~84세 26.5% △85세 이상은 45.43%에 달한다. 문제는 수요를 따라갈 만한 양질의 요양시설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30년 약 14만8000명의 미충족 요양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서울과 경기 지역에 전체 미충족 수요의 약 40%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공급자로 주목받고 있다. 보험사들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요양시설과 실버주택을 직접 운영하며 시니어 케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KB라이프다.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위례·서초·은평·광교·강동 등에서 요양시설을 운영하거나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실버주택 ‘평창카운티’도 운영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분당데이케어센터와 요양시설 ‘쏠라체 홈 미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삼성생명은 삼성노블카운티를 통해 요양시설과 실버주택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KDB생명도 고양데이케어센터를 개소했고, 하나생명은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요양시설 사업을 추진 중이다.
보험사들의 역할은 시설 운영에만 그치지 않는다. 치매 진단비, 장기요양 지원금, 간병비 보장 상품 등 돌봄 비용을 보장하는 보험상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사망보험금을 노후 생활비 형태로 받을 수 있는 역모기지형 종신보험도 선보이고 있다. 고령층의 의료·간병 부담과 노후 소득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다. 업계에서는 돌봄 인프라 확대를 위해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요양시설의 토지·건물 임차 허용 범위를 넓히고 비급여 서비스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일본처럼 일정 기준을 충족한 실버주택이 장기요양기관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온다. 규제가 개선될 경우 민간기업의 시니어 주거·돌봄 시장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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