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시술의 오해와 진실
마취 크림-무통 주사 등 활용해… 얼굴 50여 곳 찔러도 통증 적어
눈썹꼬리 들리는 부작용 있지만, 추가 주사 맞으면 제자리 돌아와
용량 지키면 내성도 거의 없어
단순히 나이 탓만 하며 방치하기엔 거울 속 모습이 너무 완고해 보였다. 이에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도입 1세대이자 세계적인 피부 외과학 교과서 저자로도 유명한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을 만나 보톡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고, 기자가 직접 시술을 체험해 봤다.
● 무통 주사 장비, 미세 바늘로 통증 크게 줄여
보톡스를 얼굴 전체에 맞아 본 적 없는 기자가 시술 전 가장 걱정했던 것은 역시 통증이었다. 주사기로 얼굴 50여 곳을 촘촘하게 찌르는 시술이기 때문이다. 시술 효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얼굴 곳곳에 생길 바늘 흉터와 찌르는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시술을 받아보니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우선 시술 전 단계에서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밀한 처치가 이루어진다. 마취 크림을 얼굴 전체에 꼼꼼히 바르고 약 30분이 지난 뒤 시술실로 이동한다. 마취 크림 덕분에 얼굴 피부의 감각이 둔해져 실제 내 얼굴이 아닌 듯한 얼얼한 느낌이 들었다. 서 원장은 “과거에는 의사가 일반 주사기로 직접 약물을 주입해 통증이 심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로 주입량과 깊이를 제어하는 무통 주사 장비나 미세 바늘을 활용한다”며 “통증이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간호사들이 손가락으로 기자의 이마나 머리 주변을 톡톡 두드려줬다. 이는 ‘관문 조절설’에 기반한 통증 분산 요법이다. 촉각 자극이 통증 자극보다 뇌에 먼저 전달되게 해 바늘의 아픔을 덜 느끼게 만드는 원리다. 덕분에 대부분의 부위는 무덤덤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 다만 피부가 얇고 신경이 밀집해 있는 눈 밑과 신경 분포가 많은 턱 부위에 주사를 놓을 때는 순간적으로 따끔한 통증이 밀려와 저절로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전체 시술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 동안 효과는 1주 뒤… ‘사무라이 눈썹’ 부작용도 “피부가 탱탱해졌다.” “얼굴이 훨씬 젊어졌다.” 시술 이후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이다. 시술 후 약 1주일이 지나자 주위에서 얼굴이 갑자기 ‘동안’이 됐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얼굴을 찡그릴 때 상습적으로 생기던 이마 주름이나 눈가와 미간의 굵은 주름살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니 인상이 한결 부드럽고 환해진 것을 스스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하지만 시술 뒤 5일째 되던 날, 한쪽 눈썹꼬리가 ‘앵그리 버드’처럼 위로 쓱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보톡스 시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인 ‘사무라이 눈썹’ 현상이다. 이마 근육의 바깥 부위가 안쪽에 비해 약물이 덜 스며들었거나 바깥 근육이 보상 작용으로 과도하게 힘을 쓰면서 위로 치켜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서 원장은 “당황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올라간 눈썹 위쪽 근육 부위에 보톡스를 미량만 추가로 투입하면 힘의 균형이 맞춰져 눈썹이 즉시 자연스럽게 내려온다”고 했다. 기자도 이날 추가로 주사를 맞고 눈썹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 “자외선 차단제 꼭 바르고 물 자주 마셔야”
보톡스는 한 번 맞으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시술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 효과는 3∼6개월가량 지속된다.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 보니 최근 대중 사이에서는 소위 ‘보톡스 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항체 형성으로 인해 주사를 맞아도 큰 효과가 없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서 원장은 일반적인 얼굴 미용 시술에선 내성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성은 고용량 약물을 짧은 주기로 자주 맞을 때 항체가 형성되면서 발생한다”며 “얼굴 주름 개선에 사용되는 양은 보통 20∼50유닛 안팎으로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사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면 평생 얼굴 시술을 받더라도 내성이 생길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얼굴 주름 외에 몸 전체에 과도한 시술을 받는 것은 우려했다. 서 원장은 “국내 보톡스 한 병당 가격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약 2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라며 “비용 부담이 적다 보니 종아리, 승모근, 허벅지 등에 한 번에 200∼300유닛 이상의 대용량을 투입하는 보디 체형 시술을 무분별하게 자주 맞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평소 건강한 동안을 유지하는 생활 습관은 없을까. 서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를 항상 바르고 피부 혈액 순환을 돕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주름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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